사퇴 건 `재신임카드` 불씨 여전<br>추석전 투표 여부 핵폭탄으로… 계파갈등 뇌관도 남아
새정치민주연합의 앞날을 결정할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이 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혁신안 부결시 대표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표는 재신임 첫 관문을 우여곡절 끝에 넘게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중앙위는 1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회의를 열고 `지도체제 변경 등에 관한 당헌 개정안`과 `공천 관련 당헌 개정안`를 각각 차례로 상정해 가결 처리했다.
이날 회의에는 중앙위원 제적위원 576명 가운데 과반(298명)이 넘는 400여명이 참석했다. 표결은 찬반을 박수로 묻는 형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혁신안 처리에 반대하며 무기명 투표를 요구한 비주류 위원들은 첫 안건 표결에 앞서 집단 퇴장했지만 표결 정족수가 미달되지는 않았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공천 혁신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 “혁신은 이제 시작”이라며 “당의 단합과 당 외부를 망라하는 통합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당 중앙위가 끝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당의 문화를 바꾸고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본질적 혁신을 하기 위해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천혁신안은 정치신인들에게 문턱을 낮춰줌으로써 현역의원들과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혁신안”이라며 “중앙위원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다음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안을 전폭적으로 받아들여준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중앙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안 전 대표가 말한 본질적 혁신이 과제로 남아있다”며 “함께 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재신임 일정에 대해서는 “오늘 혁신안 통과가 재신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신임 투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이제 문제는 문재인 대표가 추석 전에 재신임 투표를 강행할지의 여부다.
4·29 재보선 참패 이후 당 재건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는 정당혁신과 정치혁신, 공천혁신에 있어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지만 국민의 공감대를 얻는 데는 부족했다는 비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계파와 패권은 없다”는 출범 일성과 달리 당내 계파갈등은 오히려 커졌고, 혁신위 스스로 이 같은 양상을 부추겼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혁신위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의원정수 확대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최근 “혁신은 실패했다”고 비판한 안철수 전 공동대표 역시 당시 크게 실망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