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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전반기 국회의장직 놓고 의견 분분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4-21 02:01 게재일 2016-04-2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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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수`<BR>“국회운영 주도권 뺏길 판”<BR>무소속 복당, 제1당 지켜야<BR> `포기`<BR>“야당 연대시 방법 없어”<BR>상임위 배분 실리 챙겨야

새누리당이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내부논란에 휘말렸다. 4·13 총선 참패로 여당임에도 원내제2당으로 전락했기에 빚어진 결과다. 한쪽에선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 국회의장직까지 야당에 내어주면 국회 운영에서 야당에 주도권을 완전히 넘겨주게 되므로 무소속 의원들을 복당시켜서라도 제1당을 만든 뒤 국회의장직을 반드시 차지해야 한다며 `국회의장 사수`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무소속을 입당시켜 제1당 자리를 회복하더라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연대할 경우 과반을 넘어 국회의장직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만큼 국회의장직은 포기하고 차라리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 때 여당에 유리하도록 실리를 취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역대 국회에서는 원내 제1당에서 입법기관 수장인 국회의장을 배출해왔는데 이는 법에 명시된 사안이 아니라 일종의 관례였다. 현행 국회법에는 의장·부의장 선거에 대해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되 재적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당선된다`고만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무소속 의원 일부를 복당시켜 제1당이 되더라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손을 잡고 표결에 들어간다면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직을 야당에 내어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통상적으로 여야가 1명씩 나눠 맡아온 국회부의장 2석 중에서 야당몫 국회부의장 자리를 더민주가 국민의당에 양보하는 방식으로 두 당이 연대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야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회의장 더민주·야당몫 부의장 국민의당`방안에 대해 양당에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이 이같은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새누리당에선 일단 반발하는 목소리가 크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이 (의석수 측면에선) 제2당이지만 집권당이니 집권당에서 국회의장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원 원내대표는 국회의장 적임자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누리당에서 최다선(의원)이 해야 한다. 서청원 의원이 8선인 만큼 상식적으로 (서 의원이 적합하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지난 2000년 당시 16대 전반기 국회에서 제1당인 한나라당을 제치고 제2당이지만 여당인 민주당 소속의 이만섭 의원이 국회의장에 선출된 사례를 거론하기도 했다.

또 새누리당이 원구성 전에 무소속 의원을 영입해 제1당이 되면 당연히 국회의장을 새누리당이 맡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의 이런 주장을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새누리당으로선 현실적으로 국회의장 자리를 지켜낼 방안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한 재선의원은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시 국회의장직을 여당에 달라고 야당을 설득해보고 안 되면 의장직은 내어주는 대신 상임위원장직을 더 챙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재선의원은 “총선에서 확인된 민의를 수용하는 차원에서라도 국회의장직 포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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