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이상 의원 100명 넘어<BR>選數 인플레이션 심화<BR>의석수 크게 줄어든 새누리 <BR> 국회요직 차지 더 어려워져<BR>최고위원 경쟁 등 치열할듯
“이제 3선의원도 중진의원이란 표현이 우스워요. 4선이상은 돼야죠”
20대 국회 원 구성이 가까워진 가운데 국회의원 회관에서 만난 경북지역 3선의원의 푸념이다.
27일 중앙선관위 국회의원 당선자현황에 따르면 새누리당 122명, 민주당 123명, 국민의당 38명, 정의당 6명, 무소속 11명이다.
이중 20대 국회의원 선수별 인원을 보면 8선의원이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 1명, 7선의원은 무소속 이해찬 의원 1명, 6선의원은 새누리당 김무성의원, 더민주당 문회상·정세균·이석현 의원 등 3명,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 등 모두 5명이다. 5선의원은 11명, 4선의원이 32명, 3선의원은 50명, 재선의원은 69명, 초선의원이 131명으로 집계됐다.
당을 떠나 전체 국회로 보면 4선 이상 의원이 50명, 3선이상 의원을 꼽으면 100명에 이르니 3선의원을 중진이라 부르기도 우스운 지경이 된 게 사실이다.
이같은 국회의원 선수(選數)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새누리당을 비롯한 여·야 모두 당 차원의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의 경우 4·13 총선 결과 20대 국회에서 3선 이상 다선 의원수가 지난 19대 국회에 비해 크게 늘어난 반면, 전체 의석수가 줄어들어 다선 의원들이 맡을 수 있는 국회 요직은 적어져 고민이 더욱 크다.
우선 `여소야대 정국`이 되면서 국회직에 있어서 국회의장을 야당에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고, 상임위원장 몫도 줄어들게 됐다. 당직에 있어서도 당대표격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외부영입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4선 이상 중진 의원은 19명이나 됐다.
통상 당 대표나 국회의장단급으로 분류되는 5선 이상 의원이 7명, 원내대표급인 4선 의원만 해도 12명이나 된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보면 19대 국회에서는 4선이 7명, 5선 이상이 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중진의원들이 6명이나 늘어났다.
더 큰 문제는 통상 상임위원장을 맡는 3선 의원이 22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3선 의원수 자체는 19대 국회와 같지만 당 소속 전체 의원수가 줄었기 때문에 전체 의원 가운데 3선 의원의 비중은 더 늘어난 셈이다.
반면에 20대 국회에서 맡을 수 있는 국회직은 19대보다 많게는 3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새누리당 다선 의원들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당장 덩치가 커진 야당이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겠다고 고집하면 국회의장단 가운데 새누리당이 맡을 수 있는 자리는 국회의장과 부의장 2자리에서 부의장 한 자리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상임위원장 자리 역시 마찬가지다. 19대 때는 새누리당이 10개 상임위원장직을 가져왔지만 20대 국회 때는 현행 18개 상임위(상설특위 포함) 체제를 유지할 경우 현재 의석수대로라면 8개 밖에 챙기지 못하게 돼 있다.
다선 의원들이 맡을 수 있는 국회직이 줄어들자 일각에선 차기 전대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선의원이 되더라도 원하는 상임위의 위원장직을 당에서 가져오지 못하면 전당대회라도 나가서 다른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의원은 “우리가 가져올 상임위원장직 자리 숫자가 줄어들게 되면 야당처럼 위원장도 1년씩 돌아가면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