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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각자도생이냐 헤쳐모여냐

이창형기자
등록일 2016-05-02 02:01 게재일 2016-05-02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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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준 경선출마 선언 등<BR>각자 위상따라 분화 양상<BR>전당대회·대선 임박하면<BR>새 돌파구 찾을 가능성 커

새누리당의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가 지난 4·13 총선 참패 이후 계파해체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를 모태로 한 친박계는 오는 3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소속 의원별로 각자도생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 구성 이후 윤곽을 드러낼 차기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다시 헤쳐모여할 수 있다는 재편론도 나오고 있다.

당장 현 정부의 장관까지 지낸 친박계 유기준 의원이 친박계 핵심으로 불리는 최경환 의원의 만류를 뿌리치고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함으로써 이같은 분화의 시작을 알렸다.

유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탈(脫)계파 선언`이 `탈박 선언`이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지만 이미 친박계 중심부에선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원박(원조 친박계)` 그룹이던 김무성·유승민·한선교 의원과 이혜훈 당선인의 경우 현 정부 출범을 전후로 비박(비박근혜)계 또는 중립 성향으로 이탈했고 `신박(새로운 친박계)`으로 불리는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민의 머릿속에서 `친박`이라는 글자를 어떻게 지울지 방법을 좀 찾아보려고한다”며 계파 구도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친박계가 각자의 위상과 형편에 따라 분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국회의장단, 당 대표,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빚어진 내부 갈등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한선교 의원은 “(현재의) 친박이 대단한 결집체도 아니고, 항상 따로따로 움직이는 모임이었다. 결국 `자기들을 위한 친박`으로서 이런 친박은 다시 결집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경환 의원을 구심점으로 초·재선 그룹이 응집하고 있는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및 내년 대선 일정이 임박할수록 친박계의 헤쳐모여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경환 의원은 최근 주변에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문제는 마음을 비운지 오래다. 등을 떠밀어도 (전대에) 안 나가고 싶은 심정”이라는 복잡한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참패 이후 자숙모드로 받아들여지긴 하지만 정권의 성공적 마무리와 재창출을 위해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경우 `험로`를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경북권 한 중진 의원은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마찬가지로 친박주류 세력이 해체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면서도 “전당대회, 그리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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