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이냐? 가덕도냐?
국토교통부가 오는 24일 이전 아주 중요한 발표를 한다고 한다. 한국 동남부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발표가 그것이다.
그런데 발표가 초 읽기에 들어가면서 가덕도의 부산과 밀양의 동남부 지자체 연합 간의 대결이 국론분열 수준으로 가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관련 지자체장이 서명하고 공정한 입지 평가를 위하여 한국교통연구원-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컨소시엄에 용역을 준 지 꼭 1년만이다.
컨소시엄이라고는 하지만 한국교통연구원은 기초 데이터만 제공하고 파리공항공단이 실제 입지 타당성을 조사하기 때문에 공정한 조사를 기대한다는 것에 지자체들이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지극히 우려스러울 정도이다.
부산에서는 2만여 명이 모인 대규모 궐기대회까지 열렸다. 가덕신공항유치 범시민 궐기대회에는 100여 개 사회단체와 시민 등 2만여 명이 운집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정부와 청와대, 국회 등에 제출한 뒤 관철되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하기로 했다고 한다. 행사 후 시민단체 대표들은 부산시청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고 한다.
반면 영남권의 대구, 울산, 경남북의 시·도 단체장들도 경남 밀양시청에 모여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밀양 내정설, 결과 불복설 등 각종 설과 함께 음모론도 난무하고 있다. 정치권 역시 여야 구분 없이 지역구와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가덕도와 밀양으로 갈려 다투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우선 한국 동남부에 어떤 공항이 필요한 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최근 다시 개항한 포항 공항의 예를 보면서 국내선을 연결하는 항공노선의 한계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KTX와 곧 등장할 프리미엄 고속버스 등으로 국내 도시를 잇는 항공편은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사실상 제주도를 제외하면 국내 대부분 지역, 특히 수도권 지역은 KTX나 다른 교통수단으로 2시간 남짓으로 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국내 도시를 잇는 항공편은 지속적으로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동남부권 공항은 인천공항과 대등한 공항이 되어야 한다. 즉, 전 세계를 직접 날아갈 수 있는 그러한 국제공항이 되어야 한다.
자주 해외출장을 가는 주위 동료교수들을 보면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큰 부담이 되는 걸 볼 수 있다. 아침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새벽 2시에 심야버스로 포항을 출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인천공항에 저녁 늦게 도착하면 포항에 내려올 방법도 마땅치 않아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동남권에 전세계로 직접 날아갈 수 있는 국제공항이 필요한 건 동남권에 있는 부산, 대구와 같은 인구밀집도시, 울산 포항과 같은 산업대형도시를 위해서 절대 필요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일반적으로 공항까지 가는 거리는 1시간 내외가 가장 최적이라고 하고 그런 관점에서 공항들이 세워진다.
그러한 측면에서 동남부권의 주요 인구밀집도시나 산업대형도시에서 1시간 내외 거리에 공항이 위치하는 것이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항의 입지를 정치적으로 판단해서도 안되고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도 안 된다.
지자체가 합의하여 발의하고 그리고 용역을 맡긴 용역업체의 객관적인 결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국가적 사업은 지역 이기주의나 정치적 전략의 희생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의미에서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벌이는 정치적 정쟁이나 지역 이기주의적 시위는 즉시 중단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