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지난달 30일 개통 `울포고속도로` 달려보니<BR>남포항IC 토요일만 2만여대<BR>구룡포·호미곶 관광객 `북적`<BR>일부 터널 고정카메라 없고<BR>이동카메라 아직 작동 안돼
3일 오후 1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남포항IC에는 울산~포항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들이 더러 보였다. 주로 포항에서 나가는 차량보다는 울산과 경주에서 들어오는 차들이 많았으며, 단속 카메라가 없어 우려됐던 과속 질주보다는 100㎞ 내외의 속도를 유지하는 차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달 30일 울산~포항간 고속도로가 완전개통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기존 74.5㎞의 거리가 53.7㎞로 단축됐고, 이로 인해 시간 역시 약 30분이 줄어들었다.
이날 역시 남포항IC에서 규정속도대로 출발해 울산IC까지 도착하는 시간은 정확히 30분이 걸렸다. 차량흐름을 참작하더라도 40분 내외로는 모두 고속도로를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경주IC에 약간 못미처 양북임시주차장이 있었다. 운전자들의 졸음운전을 예방하고 고속도로 이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된 장소이지만 나들목 간 거리가 짧은 만큼 이용객은 많아 보이지 않았다.
부분개통 당시 과속단속 카메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한 대책으로 양북 2터널과 양북 1터널 앞에는 각각 이동식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가동되지 않았고, 고정식 카메라는 여전히 찾을 수 없었다.
경주시 외동읍과 양북면을 잇는 7.54km 길이의 양북 1터널 내부에는 도로 위에 흰색으로 몇 ㎞ 뒤에 출구를 표시하는 노면표지가 적혀 있었다. 그러나 시속 100㎞로 달리는 차들이 이러한 노면표지를 볼 수는 없었다.
터널을 나오자 우측으로는 외동과 남경주IC를 지나쳤고, 이후 고속도로에 하나뿐인 외동휴게소를 지나 다시 7~8개의 터널을 지나자, 고속도로의 마지막 관문인 범서대교와 함께 목적지인 울산IC가 보였다.
3일 한국도로공사 울산영업소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 남포항IC에서 출발해 울산IC 하행선으로 들어온 차량은 2천443대. 이날 동경주IC와 남경주IC에서 들어온 차량까지 모두 합치면 4천대가 넘으며, 이는 개통 전인 지난달 25일보다 2배가량 많은 수치다.
또한, 한국도로공사 남포항영업소는 지난달 30일부터 3일 오후 6시까지 상·하행선을 통틀어 총 6만3천206대의 차량이 남포항IC를 지나쳤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인 지난 2일은 2만962대의 차량이 지나갔으며, 이는 일주인 전보다 2.5배 많다고 밝혔다.
고속도로에 대한 관심은 포항시민보다는 울산시민들이 높아 보였다.
남포항IC에서 만난 울산시민 정모(39)씨는 “고속도로 완전 개통 소식을 듣고 호기심 삼아 어른과 아이들을 모두 태우고 왔다”며 “뻥 뚫린 도로 위를 달리다 보니 내 마음도 뚫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포항에서 3년째 거주하는 하대철(29)씨도 “울산이 고향이라 개통 이전부터 7번 국도를 이용해 자주 울산을 다녀왔다”며 기존도로가 “한 시간 반에서부터 퇴근시간까지 걸리면 두 시간 반까지 걸려 불편했던 적이 많았는데, 오늘 다녀보니 45분이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날 고속도로 개통으로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됐던 죽도시장, 영일대해수욕장 등 포항시가지 일대는 악천후의 영향으로 한산했지만 남포항IC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구룡포읍, 호미곶면 일대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구룡포 주민 이모(53)씨는 “오전부터 관광객들의 차량들이 몰려와 구룡표 전 지역이 마비가 될 지경이었다”며 “고속도로 개통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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