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지상에 각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 공고가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9월경 본격화되는 수시모집을 위해 각 대학들이 저마다 대학을 홍보하고 자기 대학으로 학생을 보내라고 홍보하고 있다.
교육부의 구조개혁위원회는 입법화를 통해 정원을 충족 못하는 부실대학의 퇴출을 유도할 예정이어서 대학들의 발걸음은 바빠지고 있다.
구조개혁 위원장인 백성기 전 포스텍 총장의 말에 의하면 곧 많은 대학들의 정원이 조정되고 일부 대학들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한다.고교 졸업 정원보다 입학정원이 더 많은 공급 초과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라면 갈 대학은 많아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갈 대학은 많은데 갈 수 있는 대학은 없다”는 푸념이 학부모들의 걱정이다.
한국의 4년제 대학은 200개가 되지만 자식을 보내고 싶은 대학에 보내려도 성적이 모자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어느 대학에 보내야 하는가?
대학에는 대학 랭킹이란 것이 있다.
1994년 한국의 한 중앙지가 처음 국내 대학 랭킹을 발표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후 2000년대 들어와 영국의 평가기관들을 중심으로 세계 대학 랭킹, 아시아 대학 랭킹 등을 우후죽순처럼 발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국제 랭킹들에서도 국내랭킹은 쉽게 계산해 볼 수 있다.
현재 대학 랭킹을 발표하는 기관은 세계적으로 50개가 넘는다. 그런데 이러한 랭킹기관들이 공통점으로 사용하는 기준은 크게 셋으로 나누어 진다. 각 대학들의 기본인프라와 연구력, 그리고 평판도이다. 문제는 대학 선택을 할 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은 대학의 기본인프라나 연구력보다는 평판도에 훨씬 매료된다는 사실이다. 평판도에 매료되는 것은 그 대학을 졸업했을 때 누릴수 있는 본인의 평판이 대학의 평판과 같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술경영에서 전문 용어로 신분동질화(Status Synchronization:SS)라고 부른다.
즉 그 대학의 졸업생이나 대학의 평판도에 자신을 동화시키고 싶은 욕망이다.
SS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크게 네가지가 있다. 이 네가지 요소들은 상호 연관성이 있다.
우선 입시시장에서의 배치표이다. 이건 정시모집을 하는 대학들에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대학들이 배치표를 만드는 입시관계자들에게 읍소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또하나는 입소문이다. “어떤 대학이 재벌의 지원을 받아 크게 뜨고 있다” “어떤 대학이 요즘 입학생 수준이 떨어진다” 등의 입소문이 수험생 학부모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마 입소문 중에서 가장 위력적인 것은 그 대학 선배들의 입소문일 것이다. 그래서 선배들의 후배 충고는 매우 중요하다.
아마도 수시모집으로 학생들을 모집하는 경우에는 이런 입소문이 중요할 수 있다.
또한 각종 매체에 발표되는 대학랭킹도 대학선택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대학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입학생들의 성적이다. 입학생들의 성적이야 말로 SS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이다.
30년의 일천한 역사를 가진 포스텍이 어떻게 명문교가 되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건 대학인프라, 연구력이 중요하긴 하였지만 초대 김호길 총장의 280점 승부수에 있었다. 280점 이하는 선발하지 않겠으며 학생이 안오면 학생없이 대학을 운영한다는 배짱이 통했고 결국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는데 성공하였다.
우리 자식을 어떤 대학에 보내야 하는가?
모든 부모님들의 한결 같은 고민이다. 수험생 당사자이건 부모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한국에서 대학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직 서열화 돼 있다. 전통적인 대학 서열은 아직도 선택의 폭을 좁히고 전공과 관계없는 선택을 하도록 한다.
자기 적성에 맞는 학과를 결정하고 그 분야를 잘 공부하고 연구환경이 잘 조성돼 있는 대학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지만 위에 언급한 SS를 소홀히 할 수 없고 SS를 결정하는 4가지 요인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학 선택에는 미래를 위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현명한 지혜와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