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불출마 與 전대 `새국면`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 속
친박계 불신 기류 확산세
정병국·주호영·김용태 등
비박계는 공동전선 `촉각`

친박계의 맏형격인 새누리당 서청원 전 대표가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이면서 지난 총선에서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한 막말 파동으로 곤혹을 치렀던 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다.

<관련기사 3면> 이에 따라, 다음달 9일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특히, 녹취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뜻`을 비롯해 서청원·최경환(경산) 의원 등이 잇따라 언급되면서 `친박 패권주의`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되고 있으며, 친박의 차기 당권 탈환도 어려운 국면이라는 것이 정가의 반응이다.

서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의 결론은 `지금은 제가 나서기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라는 것”이라며 “저는 당내 최다선으로서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에 병풍이 되어 드리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경환 의원에 이어 서청원 의원의 불출마와는 별도로 윤상현 의원의 녹취록 파문까지 더해지면서 친박계에 대한 불신과 탈친박 현상도 꼬리를 물고 있다.

당장 비박계 당권 주자인 김용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총선 공천을 `막장공천` `권력농단 사건`, `정치테러`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년 전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한탄했는데 이번 소위 진박 중의 진박이라는 사람들이 벌인 이 일 역시 국민도 속고 대통령도 속은 것이냐”며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도 친박계의 탈계파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 등 비박계가 단일대오 형성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세 의원은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이 터지자 이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기획하는 등 단일 행동에 나섰다. 여기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군의 사드 배치 문제도 비박계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 중심의 지역 구도가 형성되면 당대표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은 물론, 최고위원에 출마한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 등에 대한 지지율도 한층 더 날개를 달고 치솟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대체적 견해이다.

반면, 친박계는 각자도생이다. 친박계지만 계파색이 옅은 이주영 의원은 출마 선언부터 친박계의 총선 참패 책임론을 언급하며 단일화는 없다고 선언했고, 이정현 의원 역시 주변 상황에 관계 없이 경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박순원·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