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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반기문 총장 귀국설` 온도차

김진호기자
등록일 2016-09-20 02:01 게재일 2016-09-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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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계, 한 목소리로 “환영”<bR>“치켜세우기 부끄러운 부분도” <bR>非朴 강석호 최고위원 일침

새누리당 지도부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1월 귀국계획을 알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환영` 내지 `신중 모드`를 오가는 발언들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여권에서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차기 대선주자가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당내 논의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표 취임이후 현안 발언을 사실상 `금지`했던 이정현 대표가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께 추석 민심을 포함한 말씀을 좀 해달라”고 제안하자 상당수 최고위원은 반 총장의 귀국 계획 발언을 거론했다. 먼저 정 의장과 함께 직접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진석 원내대표는 “저는 반 총장에게 `지난 10년간 국제외교무대의 수장으로서의 노고를 위로드리고 그 소중한 경험과 지혜를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써달라`는 인사를 드렸다”고 전했다. 반 총장과 같은 충청권 출신인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이 금의환향하길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의 내년 초 귀국에 대한 원론적인 언급이었으나 국가지도자로서 역할을 해달라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친박계 핵심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에 오시는 것은 여당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환영할 일”이라며 “오셔서 국내 정치에 대한 부분들도 관심을 갖고 보셨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비교적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하지만 같은 친박계인 이장우 최고위원은 “우리 정치권이 심기일전해서 현재의 국가적으로 봉착해 있는 문제들을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고, 이런 것들이 잘 마무리된 다음에 올 연말, 내년 초쯤에 반 총장님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해드리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그분이 오셨을 때의 일은 그 이후에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최근 비박계로 분류되는 일부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대선행보를 본격화하는 데 대해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아 있는 광역단체장들이 도지사로서 역할, 시장으로서 역할, 이런 것들은 도외시하고 벌써부터 대권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본인이 갖고 있는 역할들을 제대로 못하면서 미래로 가는 일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고위원들 가운데 유일한 비박계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반 총장과 같이 그런 훌륭한 분들이 와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해 보탬이 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다들 공평하고 공정하게 모든 부분이 들어가야 한다”고 밝혀 당내 경선 과정의 공정성을 짚었다. 특히 강 최고위원은 “반 총장이 무슨 구세주라도 되는 양 너무 치켜세운다면 우리 정치사에 부끄러운 부분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반기문 대망론`에 일침을 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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