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포항지원<BR>퇴직금 지급 판결
근로자가 한 회사에서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를 반복했더라도 같은 일을 하면서 매달 월급을 받았다면 연속해서 근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김혜성 판사는 최근 전직 전세버스기사 A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에서 “회사가 A씨에게 퇴직금 1천57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지난 1995년 포항의 한 버스업체에 입사한 A씨는 수차례에 걸쳐 퇴사와 재입사를 반복하며 2005년 8월까지 근무했다. 2011년 1월까지는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종전과 똑같은 업무를 수행했다. 이후 다시 입사해 2014년 11월까지 일하다 퇴직했다.
A씨는 회사가 재입사한 2011년 1월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해 지급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를 반복하고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버스운전을 한 A씨를 `근로관계의 끊김이 없는 근로자`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회사가 매월 A씨에게 임금을 지급했고, A씨는 근로 형태나 임금의 액수, 지급방법의 변화없이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을 했다”며 “A씨는 처음 입사일부터 최종 퇴사일까지 계속해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차례 퇴직과 재입사가 반복됐더라도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없었던 만큼 퇴직금 청구권은 최종 퇴사일에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에 따라 A씨의 일부 퇴직금 청구권이 소멸시효로 사라졌다는 회사의 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