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대구와 경북의 반응이 시간을 더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1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대비 1.1%p가 하락한 9.3%로 나타났다. 특히, 박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었던 대구·경북서도 20% 지지선이 무너지며 16.4%의 지지율을 나타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를 반증하듯, 대구와 경북을 찾는 대권주자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이들은 차가운 지역민심을 의식한 듯,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유승민
“대통령, 사임 등 결단해야”
김무성
“탄핵 말고는 답 없는 듯”
이재명
“대통령직 면하고 구치소로”
새누리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사임을 포함한 결단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 새누리당 대구시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임을 포함해 대통령이 모든 것을 결단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 시기를 늦추려는데 대해서는 “국민의 분노만 더 살 뿐”이라며 조속히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 변호인으로 선임된 분이 적절한 분인지 잘 모르겠다”며 “검찰 수사를 차일피일 연기하는 것은 국민들의 분노만 더 살 뿐이다, 최순실의 공소장이 제출된 후 검찰수사를 받겠다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 지도부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종속관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야 새누리당 지도부의 문제도 풀릴 것”이라며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의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지난 15일 대구를 방문한 김무성 전 대표도 “대구·경북 지역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읍소했다. 김 전 대표는 “곧 대통령에 대한 검찰 대면조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적 분노에 맞게 검찰 조사가 빨리 되고 있다”며 “검찰에서 최순실을 기소하게 될 텐데, 기소장에 안종범 수석과 대통령 이름이 등장한다면 확실한 법적 근거가 있어서 탄핵 말고는 답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대구를 찾은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박근혜 대통령은 중대범죄 행위 주범이므로 대통령직을 그만둬야 한다”며 탄핵을 주장했다. 이 시장은 이날 대구 MK웨딩홀에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위원회 발대식을 앞두고 한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직을 면하고 청와대를 나서는 순간 박 대통령을 구치소에 보내야 한다”며 “국민과 같이 동등한 민주공화국 구성원으로서 행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습내각은 여야가 합의할 게 아니라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며 “여야가 협의해 정하면 책임 있는 집단이 절반의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므로 여야와 국민이 함께하는 국민내각 구성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영태·박순원·전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