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수능` 탓 분위기 더 침울<BR>대구·경북서 만점자 없어<BR>성적 격차로 변별력 커져<BR>입시전략 짜기 유리할 수도
지난달 치러진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정식으로 배부된 7일 오전.
<관련기사 12면> 포항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이윽고 담임교사가 순서대로 이름을 부르자 학생들은 울상을 짓거나 두려운 표정으로 조심스레 성적표를 받고 돌아갔다.
이내 자리에 앉아 성적을 확인한 학생들의 표정은 대부분 침울한 기색이 뚜렷했고 교실에는 한동안 어색한 침묵만이 감돌았다.
일부 학생들은 예상외의 좋은 성적이 나왔거나 수시모집 최저 등급 기준을 통과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한 기쁨도 잠시, 낙담해있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서로 달래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 학교 교사는 “해마다 아이들이 슬퍼하지만 올해는 등급 컷 예측이 어려웠던 탓에 교실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은 느낌”이라며 “등급 컷이 떨어져 수시모집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선은 다독이고 다른 입시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의 다른 고등학교에서도 대체로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가채점 결과보다 성적이 떨어져 입시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며 고민하는 학생, 무덤덤하게 성적을 받아들이거나 속이 후련하다며 환호를 내뱉는 등 다양한 표정이 관찰됐다.
이처럼 2017학년도 수능은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반응이 있던 만큼, 성적을 확인한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낙담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번 수능의 전과목 만점자는 지난해 16명이던 것이 현재 3명에 그쳤고 국, 영, 수 영역별 만점자 비율도 모두 1%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수능 만점자 수는 `쉬운 수능` 정책이 실시된 이래 지난 2012학년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 2014학년도 수능 만점자가 33명이었으며 2015학년도 29명, 2016학년도는 16명이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올해 만점자가 나오지 않았다. 대구지역 수능 최고점은 인문계 1등(542점)이 혜화여고 재학생, 대건고 졸업생에서 나왔고, 자연계 1등(541점)은 경신고 재학생, 정화여고 졸업생이었다.
포스코교육재단 입시컨설턴트인 전동구 포항제철고등학교 교사는 “성적에 실망했을 수는 있지만 지난해 수능보다 변별력이 있고 수험생의 성적 간 격차가 생겨 오히려 입시 전략을 세우는데 더욱 유리할 수 있다”며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를 남겨뒀으므로, 수시 지원 학생들도 성적을 분석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 지역에서 열리는 입시설명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심상선·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