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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지방, 인체에 해롭지 않아

등록일 2016-12-21 02:01 게재일 2016-12-2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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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BR>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 건강에 괜찮을까?
▲ 이종주 원장<br /><br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이 인기다. 주변에 부쩍 최근 몇 달간 탄수화물을 줄이거나 끊고, 지방 함량을 높인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버터에 구운 연어나 치즈를 얹은 삼겹살 등 연일 버터, 치즈, 고기 타령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절대 멀리해야 했던 `지방`이 식단의 중심에 서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

`지방의 누명`. 모든 것은 바로 이 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지방이 받고 있던 오해들을 바로잡고 신체 메커니즘에 따른 영향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지방은 곧 비만의 원인`이라던 기존의 믿음을 깨버렸다.

이 다큐멘터리는 해외 학자들의 연구와 사례에 바탕을 둔 것으로 그간 금기시되었던 지방 섭취의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었다.

식단에서 지방 비율을 70~75%로 늘리고 단백질은 20~25%, 탄수화물은 5~10%로 제한하는 것이다. 수많은 다이어트 기법(식이요법)에서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과 채소를 섭취하라고 권했지만, 그 다큐멘터리는 단백질에 고지방을 더한 식단으로 건강을 지킨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다진 고기에 계란과 치즈, 버터를 잔뜩 넣어 익혀 먹거나 연어를 구워 버터와 치즈, 올리브유를 섞은 소스를 곁들어 함께 먹는 광경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다이어트, 즉 식이요법을 위해 개발된 식단임에도 칼로리의 총량에 신경 쓰지 않는 식단이라니. 그야말로 마법의 주문 같은 소리가 아닌가.

소위 3대 영양소라 불리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우리의 식탁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다. 각 영양소의 단위당 칼로리는 100g 기준으로 탄수화물은 400kcal, 지방은 900kcal, 단백질은 400kcal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지방은 가장 많은 열량을 내는 영양소로, 많이 먹으면 가장 많이 몸에 축적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이 연구를 거듭할수록 지방에 대한 오해이자 누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질 좋은 지방은 탄수화물과 만나지 않으면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만의 주요 원인은 혈당과 인슐린의 과잉 때문이다. 인슐린은 인체에서 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에 의해 저장되는 지방과 체외에서 섭취되는 지방은 성분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게다가 3대 영양소 중 혈당과 인슐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지방뿐이라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지방을 탄수화물로 대체하는 저지방 식단이 자리를 잡은 1977년부터 미국의 비만 인구가 급증했고, 이와 함께 당뇨병 발병률도 증가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마을로 불리던 오키나와가 그 명성을 잃기 시작한 것 또한 장수를 위해 칼로리를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줄이면서부터라고 한다.

물론 고지방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고지방에만 집중하면 기존의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영양 균형이 깨지기 십상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5개 전문 학술단체는 공동으로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지방 식단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할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따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비정상적으로 고지방식만 고집하면 미량 영양소 및 섬유소 섭취 감소에 따른 문제도 부를 수 있다.

또한,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케톤산이 증가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 또한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식사 습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되 연령, 성별 등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탄수화물은 65%, 지방은 35%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 몸에 좋지 않은 단순 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 설탕, 음료, 아이스크림처럼 단순 당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와 같은 식이섬유나 영양분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 할 경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드시 주치의와 식사 방법을 상의하고 결정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시도할 때 하루 1~1.5ℓ의 물을 마시고,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식물성 열매와 채소, 카카오닙스 등을 반드시 챙겨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

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포화지방 섭취를 권장하며 튀김처럼 조리과정을 통해 생성된 트랜스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채소를 섭취해 저탄수화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도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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