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t급 오징어 채낚기 어선<BR>2만3천t 상선이 들이받아<BR>선원 7명 중 4명 실종상태<BR>구조된 3명 중 2명은 사망
포항 앞바다에서 화물선과 어선이 충돌해 어선 선원 2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10일 포항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분께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동방 22마일(35.4㎞) 해상에서 원목운반선 인스피레이션 레이크(2만3천269t·홍콩 선적)와 채낚기 어선 209주영호(74t·승선원 7명)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배 왼쪽 중앙부분에 큰 충격을 입은 주영호가 뒤집혔고, 충돌을 인지한 레이크호가 포항어업정보통신국에 상황을 전했다.
신고를 접수한 포항해경은 인근해역을 경비 중이던 301함을 현장으로 보내 전복된 어선 인근에서 선장 박모(58)씨와 기관장 김모(65)씨, 베트남 선원 호모(41)씨 등 3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선장 박씨를 제외한 2명은 끝내 숨졌다. 박씨는 구조 당시 저체온증을 호소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선원 서모(52)씨 등 4명은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난 10일 오후 7시 현재까지 실종상태다.
포항해경은 함정 7척과 헬기 4대, 초계기 1대 등을 투입했으며, 동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과 민간어선 등에도 도움을 요청해 함께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전복된 어선 잠수수색을 위해 해경 특수구조대 4명을 투입했다.
주영호는 지난달 25일 오전 9시 포항 구룡포항을 출항해 보름 동안 조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날은 사고 해역에서 시앵커(선수 방향을 고정하기 위한 일종의 닻)를 내려 배를 띄워놓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장 박씨는 조타실에서 서류 등을 정리하고 있었고, 대부분 선원은 침실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한 선장 박씨는 “시앵커를 놓고 선원들과 휴식을 하던 중 대형화물선 선수 부분이 배 왼쪽으로 밀고 들어와 배가 뒤집어졌다”면서 “갑작스레 사고가 일어나 선원들에게 알리지 못하고, 조타실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해경에 진술했다.
포항해경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밤샘 수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시는 구룡포수협에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해경의 실종자 수색, 유가족 보상 협의 등 지원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