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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강하늘, 재심서 “한번 더” 외치다

연합뉴스
등록일 2017-02-10 02:01 게재일 2017-02-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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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서 세번째 만남<BR>변호사와 살인범 누명 쓴役 맡아<BR>“서로 밀고 끌며 연기호흡 척척”

▲ 정우, 강하늘
▲ 정우, 강하늘
정우(36)는 영화 `재심` 촬영 때 `한 번 더`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김태윤 감독의 `오케이` 사인에도 아쉬움이 남아 재촬영을 부탁한 것이다.

“제가 `한 번 더`를 자주 외치니까, 어느 순간 하늘이도 `한 번 더`를 외치고 있더라고요. 형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동생도 배웠나 봐요.”

영화 `쎄시봉`(2015)과 TV 예능프로 `꽃보다 청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어서일까. `재심`은 정우와 강하늘(27)의 연기 호흡이 빛나는 영화다. 서로 밀고 끌어주면서 천천히 감정을 끌어올리고 폭발시킨다.

2000년 발생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 사건이라는 실화를 소재로 했지만, 영화는 어둡지만은 않다. 두 배우가 사연 많은 주인공을 따뜻하고 인간미가 넘치는 캐릭터로 살려놓은 덕분이다.

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차례로 만난 정우와 강하늘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우는 변호사 준영역을, 강하늘은 살인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현우역을 맡았다.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제가 하늘이의 따귀를 때리는 신이 있는데, 하늘이가 뺨을 20대 가까이 맞았는데도 묵묵히 괜찮다고 했죠. 그때 이 친구가 정말 배우로서도그렇고 사람으로서도 됨됨이가 좋은 친구이구나 생각했죠.” (정우)

“사람들이 정우형을 `생활연기의 달인`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연기가 사실은 진짜 많은 고민 끝에 나온다는 것을 알았어요. 정우형은 연기할 때 좋은 의미에서 집착 같은 것이 있어요. 예민하게 파고드는 면이 있죠. 저도 그런 점을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강하늘)

두 사람은 작품을 선택하는 취향도 비슷하다. 정우는 `바람`(2009), `쎄시봉`(2015), `히말라야`(2015)에 출연했고, 강하늘은 `쎄시봉`, `동주`(2016)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번 `재심`까지 모두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구성이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죠. 나중에 실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무척 놀랐습니다. 그런 일을 내가 당했으면 어땠을까 두렵고, 무섭기도 했죠. 안타깝고 억울한 사연이 없는 사회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래도 그 상처를 아물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우)변호사 준영은 처음에는 돈과 명성만을 쫓는 `속물`이지만, 현우를 만나면서 정의로운 인물로 변해간다.

“준영은 빈틈도 있고, 인간미가 있는 캐릭터죠. 준영의 변화를 직선이 아니라 곡선 그래프를 그리듯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변곡점이 어디인지 잘 모르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길 바랐죠. 처음과 마지막 장면이 모두 법정 장면인데, 그때 준영의 눈빛이 달라져 있습니다. 관객들이 이를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였습니다.”정우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이마를 40~50바늘 정도 꿰맬 정도로 크게 다쳤다.

문제의 장면은 그러나 최종 편집에서 잘려나갔다.

그는 “유리문을 박차고 나가는 장면이었는데, 제가 유리문을 뚫고 나가면서 다쳤다”며 “당시 이마를 너무 많이 꿰매서 재봉틀에 옷을 박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정우는 배우 김유미와 지난해 1월 결혼식을 올렸고, 12월에는 딸을 출산했다.

“연기 이외에 제 관심사는 사랑입니다. 하하. (아내는) 조언해줄 수 있는 것은 조언해주지만, 제 선택을 존중해주는 편이죠.”

강하늘은 세상과 담을 쌓고 지내다가 자신을 믿어주는 준영을 만난 뒤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현우를 현실감 있게 그렸다.

“처음 연기를 할 때 `악역은 없다`고 배웠죠.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정당성이 있는 것처럼, 현우에게서도 그런 정당성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또 착하고 순박한 아이가 억울한 누명을 쓴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죠. 시나리오에서처럼 동네 `양아치`로 보이도록 팔에 그린 문신도 더 잘 보이게 하고, 염색 머리에 블리치도 제가 일부러 넣었습니다.” 강하늘은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위해 전라도 출신 친구들에게 대사를 적어주고, 사투리를 녹음해 연습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그동안 진지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지만, 실생활에서는 항상 미소를 잃지않아 `스마일맨`으로 불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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