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많아 극단적 선택” <BR>딸 살해 혐의로 검찰 송치
안동경찰서는 자신의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A씨(42)를 구속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안동시 임동면에 있는 집에서 어머니(68), 형(47), 누나(45) 등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 과정에서 딸 B양(13)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머니, 형, 누나와 함께 가족회의를 거쳐 안방에 연탄을 피워 목숨을 끊기로 했다. A씨의 형이 먼저 “자신이 죽으면 연금으로 남은 가족들이 생활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모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다른 사람은 숨졌으나 A씨는 중태에 빠진 상태에서 발견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사건 발생 13일 째인 지난 15일 의식을 찾은 A씨는 3일 뒤 안동시 북문동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빚이 많아서 고민하다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1일 오전 A씨를 상대로 현장검증을 벌였다. 이날 현장검증에서 A씨는 안방에서 자신의 딸 B양에게 수면제를 주며 당시 상황을 재연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친구와 온라인 게임을 즐겼던 B양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A씨가 준 수면제를 먹고 가족과 함께 자다 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 일가족은 B양이 학교에 나오지 않자 집을 찾았던 담임교사가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이 극단적 선택에 동참할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해 A씨를 구속했다”며 “설사 B양이 가족회의에 참여했더라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살인 혐의에서 벗어 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동/손병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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