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숨은 폭탄 美 `232조`에 철강업계 긴장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7-07-19 02:01 게재일 2017-07-19 11면
스크랩버튼
“FTA보다 더 큰 피해”<BR>추가 관세부과·물량 제한 등<BR> 규제강화시 국내엔 직격탄<BR>강관업계 수출중단 우려도<BR>포스코·현대제철 등 <BR>대응책 마련 분주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가 FTA 재협상 보다 더 무섭다.”

국내 철강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수출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미국이 규제를 강화하면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아우성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추가 관세 부과, 수입 물량 제한뿐 아니라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등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내 철강업체의 연간 수출량 12%를 차지할만큼 큰 시장이다.

△포스코, 열연·냉연강판 신규수출 접어

국내 철강업체들은 열연ㆍ냉연ㆍ후판ㆍ유정용 강관 등 거의 모든 철강제품이 미국의 관세폭탄을 얻어 맞았다.

이 때문에 대미 수출 규모는 올 1~5월 154만9천359t으로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14년 571만여t에서 지난해 374만여t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포스코는 열연강판(60.93%)과 냉연강판(64.68%) 모두 최고세율의 관세를 부과받아 아예 신규 수출을 접었다.

포스코는 과거 연간 기준으로 열연 85만t, 냉연 10만9천t을 수출해왔다.

열연 수출 중단으로 연간 4천800억원의 매출과 500~600억원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대제철, 현대차 강판 현지공급처 물색

현대제철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현대자동차 앨라배마주 공장과 기아자동차 조지아주 공장으로 납품되는 물량이라 당장 수출을 중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 폭탄 이후 자동차강판 가격이 최대 50%까지 치솟아 물량을 점차 줄여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대차 미국 공장에 들어갈 공급 물량을 미국 현지에서 소화할 곳을 물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한해 열연 30만t, 냉연 7만5천t을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이런 와중에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가 강화되면 미국 시장은 아예 접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강관업계 `232조` 발효땐 수출중단 우려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이 강관업계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유정용 강관은 대부분 미국으로 수출된다.

올 1~5월 미국에 수출된 유정용강관은 전체 대미 수출물량의 30%에 달했다. 세아제강의 경우 유정용강관 제품의 30%를 북미에 수출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넥스틸 등의 유정용강관 수출도 거의 미국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1차 반덤핑 관세율 29%대를 부과받은 이들 강관업체들이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규제가 강화될 경우 미국 현지공장을 갖고 있는 세아제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보따리를 싸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업체마다 대응책 마련… 긍정적 기대도

포스코는 올 초 미주 대표법인 포스코아메리카 산하에 워싱턴 사무소를 개소하고 통상 전문 변호사를 채용했다.

미국 정부와의 소통채널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올초 주한미국상공회의소인 암참(AMCHAM)의 회원사로도 합류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8월 통상조직을 격상하고 인원도 늘리면서 통상대응 체계를 갖췄다.

세아제강은 미국 현지 공장 인수에 이어 베트남 등 외지 생산을 늘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키로 했다.

넥스틸은 불공정 관세부과에 항의하며 미 상무부에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업계는 올 하반기에 예정된 냉ㆍ열연강판의 연례 재심에서 상계관세 수준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철강업체가 노력을 기울였던만큼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경제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