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수술법 도입 에스포항병원, 척추수술 새 지평
#. 해외출장이 잦은 5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와 다리를 움직일 때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어 일단 통증 부위에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져 걷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졌다. 결국 동네 가까운 개인병원을 전전하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음달 중요한 업무계약을 앞두고 있는 그는 수술로 인한 입원, 치료 기간 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주변인으로부터 수소문한 끝에 A씨는 이달초 에스포항병원 척추센터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술을 받았다. 수술 3일 만에 증상이 호전돼 해외출장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척추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전신마취와 부위절개 등 여러 고민이 많았지만 집 가까이에서 안전하게 수술받고 회복까지 빨라 그동안 괜한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내시경·수술기구 삽입 후
수술부위 보면서 시술 가능
전신마취·절개·근육손상 無
척추협착증 환자에 희소식
에스포항병원(대표원장 김문철)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UBE, Unilateral Biportal Endoscopy)을 통해 지역 척추수술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전신마취와 절개, 근육손상이 없는 3무(無) 수술법으로 수술 부담이 적어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18일 에스포항병원에 따르면 척추협착증 치료의 신개념 의료기술인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을 척추·통증·관절병원 척추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다. 포항지역에서는 흔하지 않은 수술법으로 위에서 소개한 A씨는 척추센터에서 실제 있었던 환자 케이스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주로 척추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척추에 있는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이 통로가 좁아지면서 결국 신경이 눌리게 돼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다리까지 이어지면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 척추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 바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이다. 쉽게 말해 기존의 한방향 척추 내시경술이 한손으로 수술하는 것이라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두 손으로 수술하는 방법이다. 한손으로 수술하는 것과 달리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수술은 정확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뛰어날 수밖에 없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한쪽 허리에 각각 5㎜ 정도의 작은 구멍을 두 개 뚫고 한쪽 구멍엔 내시경을, 다른 쪽 구멍엔 수술기구를 삽입한다. 양손에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각각 잡고 수술하는 것이다. 내시경으로 수술 부위를 잘 볼 수 있어 조직 손상도 적다.
과거 절개수술은 시야가 넓고 확실하지만 조직 손상이 심하고 통증이 클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한 구멍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은 시야가 좁아 일부 치료에만 가능해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있었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심화되는 퇴행성 질환은 이러한 보존요법이나 비수술 치료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고령환자나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의공학 기술 및 수술수기 발달로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 관절 내부상태를 직접 보면서 수술하는 내시경수술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수술시간이 30분 내외로 회복기간도 짧다. 국소마취가 가능해 전신마취가 어려운 고령환자, 고혈압·당뇨환자에게도 적합하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척추협착증 외에 여러 척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허리나 목 디스크처럼 추간판 탈출증이나 추간공 협착증, 목 협착증, 등 디스크 등을 치료할 수 있고 나사못 고정술을 실시할 때도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을 이용하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신경관을 직접 보며 넓히는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에스포항병원 권흠대 척추·통증·관절병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최신 척추 수술방법이자 신개념 수술법으로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병원이 드물다”면서 “장점이 많은 수술인 만큼 효과를 보려면 의료진이 충분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지, 수술에 필요한 장비는 잘 갖추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