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작년 1조1억여원 납부… 전력사용 1위탈원전정책으로 요금 대폭 오르면 경영에 직격탄포스코·동국제강도 원가 상승으로 경쟁력 타격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공식화하면서 산업용 전기료 인상에 대한 공포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산업용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철강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국내 전력소비 상위 15개 업체 가운데 1위인 현대제철과 3위인 포스코를 비롯 철강업체만 5곳이 포함돼 있다. 또 반도체와 화학업체들도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업체별 전력소비 순위 (2015년 기준) | |
순위 | 업체명 |
1 | 현대제철 |
2 | 삼성전자 |
3 | 포스코 |
4 | 삼성디스플레이 |
5 | LG디스플레이 |
6 | SK하이닉스 |
7 | LG화학 |
8 | OCI |
9 | 한주 |
10 | 고려아연 |
11 | SK에너지 |
12 | GS칼텍스 |
13 | 동국제강 |
14 | 한국철도공사 |
15 | 씨텍 |
<표참조>
현대제철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력비 및 연료비로 2조718억원을 사용료로 납부했고, 이 가운데 전기요금만 1조1억6천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5년에도 1만2천25GWh의 전력을 사용해 전기요금만 1조1천605억원을 납부했다.
현대제철의 현실적 고민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총 매출 25조원(2015년 기준)에 전기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약 5~7% 정도다. 사실상 산업용 전기료가 인상되면 현대제철로선 직격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제철뿐만 아니라 포스코, 동국제강 등도 그 여파를 피할 수 없다. 현대제철보다는 타격이 덜하겠지만 포스코도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전기로 없이 고로만 사용하는 포스코도 전혀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전력용수료로 7천560억원을 사용했다. 이 중 전기요금은 5천억~6천억원 가량 추정된다. 포항제철소의 전기요금만 4천200억원에 이를 정도다.
전기로만 보유한 동국제강도 2016년에 전력비로 2천444억원을 한전에 납부했다. 세아베스틸의 전기요금도 매출액 대비 8~9%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전기로가 있는 동일산업(합금철), 심팩메탈, 코스틸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
산업용 전기요금이 20% 이상 인상될 경우 철강산업 특히, 전기로(현대제철, 동국제강)부문은 제조원가 경쟁력이 거의 상실된다. 거기에 글로벌 보후무역주의 확산으로 중국 등 수입산이 확대되면서 국내 전기로업체의 생존까지 위협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지금과 같은 경영상황을 이어갈 수 없게 될뿐만 아니라 제조원가 경쟁력까지 떨어져 수출도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는 철강제조업, 특히 전기로 분야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전기요금 인상은 곧 제조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고 우려했다.
박명재(자유한국당·포항남구)국회철강포럼 대표는 “새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산업용 전기료 인상이 이뤄질 경우 철강업계의 경쟁력 위축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정부는 철강업계의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폭과 시기를 단계적으로 적용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