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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남아돈다”고?…철강사 `急電 아우성`

김명득기자
등록일 2017-08-09 20:54 게재일 2017-08-0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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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최근 3천여 기업에 `급전` 지시… 올 3번째<BR>철강업체들 “4분기 생산목표 차질 불가피” 전망<BR>“탈원전 논란 속 전력 예비율 높게 관리” 분석도

정부가 최근 “전기가 남아돈다”라고 발표한 것에 대해 철강업체들은 상당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일 정부는 3천여개에 달하는 기업에 긴급한 `급전(急電)`지시를 내렸다.

올들어 벌써 3번째다. 지난 7월 12일 1천524개 업체에, 7월 21일 2천508개 업체에 급전 조치를 지시한데 이어 이날은 총 3천195개 업체에 급전조치를 내렸다. 오후 2시 45분~5시 45분 3시간 동안 전력사용을 자제하라는 것이다.

지난 2014년 급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3차례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올들어서만 벌써 3번이나 급전조치가 발동됐다. 더욱이 정부가 탈(脫) 원전, 탈(脫) 석탄 정책을 발표한 이후에 다급하게 내려진 급전 조치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급전 조치대상에는 상당수의 철강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철강업체의 한 담당자는 “탈 원전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만큼 전력을 사용하면 전기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로 보여진다”면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철강업체들은 여름철에는 아예 가동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철강공단 내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전기로 업체들은 요즘 건설경기가 차츰 살아나면서 철근수요가 많아 생산량을 늘려야 할판인데도 정부의 급전조치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미리 앞당겨 설비보수에 들어가는 등 급전조치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자가발전 시설을 갖추고 있는 포스코는 이번 급전 조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현대제철의 경우 자가발전 비중이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여서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동국제강이나 동일산업, 코스틸 등 중소 제강사들은 100% 한전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급전조치로 상당한 생산차질이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철근 성수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설비보수에 따른 자연감산에 급전조치까지 더해지면 4분기 철강업체들의 생산목표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전 측은 7일 내려진 급전 지시는 정식 발동이 아니라 일종의 테스트였다고 해명했다.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따르면 춘·하·추·동계에 감축시험을 각각 1회만 할 수 있다.

올해 하계 감축시험은 지난달 20일과 24일에 이미 2차례 시행한 바 있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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