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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들 “알바 오래할 수 있다는 말 안 믿어”

김민정기자
등록일 2017-08-22 21:03 게재일 2017-08-22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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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천국 설문 결과<BR>사장 10명 중 8명<BR>알바생 개강으로<BR>사직통보 받은 경험 있어

지역 내 식당이나 편의점 등에서 일하던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이 개강이 다가오자 갑작스럽게 일을 관두면서 고용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문자나 전화 등으로 사직을 통보받은 업주들은 난색을 표하면서도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구인구직 전문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르바이트생은 주 평균 22시간 근무했으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월평균 68만 7천558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평균 시급은 7천289원으로 전년 동기(7천40원) 대비 3.5%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주 활동 층인 대학생들은 주로 방학기간 두 달 동안 일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한다. 수습기간이나 교육연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을 말한다. `용돈벌이`를 목적으로 일을 구하는 학생들은 주로 편의점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거나 서빙, 배달처럼 업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한모(22·남구 효자동)씨는 “방학 때 집에 내려와 있으면서 일할 곳을 찾는데 두 달 동안 일하겠다고 하면 받아주는 곳이 없다”며 “주변 친구들도 다들 요령껏 알바를 구하기 때문에 이번 여름방학엔 휴학생이라고 속여 빵집에서 일했다. 방학 때마다 알바를 구하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고용주 입장은 다르다. 2개월이라는 시간이 짧은 데다 막상 알바생에게 일을 가르치고 나면 금세 관둬 다시 사람을 구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단기 알바생을 꺼린다. 시간이나 운영 등 업무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불만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대학생 알바생들이 8월말 개강을 앞두고 일을 관두는 경우가 발생했다. 알바천국이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고용주 2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업주 10명 중 8명(79.6%)이 개강을 이유로 알바생에게 사직 통보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포항은 서울이나 부산, 대구 등 대도시와는 달리 타지역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많아 방학기간 두 달 동안 일하다가 관두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 알바생을 고용했던 지역 업주들은 여름방학이 끝나는 시점인 8월 들어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학생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생계가 아닌 용돈벌이로 하는 일이라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쏟아냈다.

사직 통보 유형으로는 대면 대화를 통한 경우가 전체의 43.5%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문자통보(37.9%), 무단퇴사(11.9%), 전화통보(4.5%)를 경험한 고용주들은 당혹감을 표했다. 심지어 다른 알바생을 통해 사직 통보를 들은 고용주도 있었다.

알바생의 갑작스런 사직 통보로 난처한 상황에 빠진 고용주들은 당장 일손 부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말 대학생 배달직원을 채용했던 치킨집 사장 정모(42·남구 오천읍)씨는 “면접 당시 휴학해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믿고 일을 시켰는데 지난주부터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아 당황스러웠다”며 “다른 배달직원한테 복학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서야 상황이 이해됐지만 직접 얼굴 보며 미리 알려주기라도 했으면 대안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고용주가 면접 중 믿지 않는 알바생의 말 1위는 `휴학해서 오래 일 할 수 있어요(59.7%)`가 뽑혔다.

/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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