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TK 광역장 경선<bR>오늘, 첫 도입 모바일 투표<bR>경북 4명 중 3명이 국회의원<bR>특정 후보 지지 어려운 상황<bR>공관위도 엄정 중립 지시<bR>어떤 결과 나올지 초미관심
자유한국당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절차 중 하나인 책임당원 모바일 투표가 5일 시작되지만 책임당원에 대한 `오더`(주문) 없이 자유투표 형식으로 치러져 예측불허의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4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후보경선에서 50%의 비중으로 반영되는 책임당원 투표의 경우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의 영향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게 관례였으나 이번에 첫 도입하는 모바일 투표에서는 특정 후보 지지로 연결되도록 하는 오더가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3만8천149명(남자 1만9천596명, 여자 1만8천553명), 경북 5만4천323명(남자 3만2천426명, 여자 2만1천897명)에 이르는 책임당원 선거인단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이 특정 후보 지원 의사를 밝히는 이른바 `오더`를 내릴 경우 오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큰 선거인단으로 분류돼 왔다.
경선 출마자들은 이같은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을 감안해 비공식적으로 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하지만 출마자 4명 중 3명이 국회의원인 탓에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은 책임당원들에게 특정 후보 지지를 우회적으로 지시하는 오더를 내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오더 없는 자유투표로 치러질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과거 대구시장 경선에서 오더의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은 전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각 캠프 및 지역 정치권 의견을 종합해보면 지난 3일 오후까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의중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 캠프 관계자들은 “모바일 투표를 하루 앞두고, 변화의 움직임이 없다”고 밝혔다.
대구시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상훈(대구 서) 의원도 최근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들에게“경선과정에서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후보 비방 등 혼탁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어 당원들의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엄정 중립을 지켜주시고 특정후보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대구·경북 국회의원이나 기초단체장, 광역 및 기초의원 경선 후보들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당심잡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도지사나 시장 후보 지지를 위한 오더 전파에 부담을 안고 있는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지역 한 의원실 관계자는 “현장 투표와 달리 모바일 투표이기 때문에 물밑 선거운동이 치열한 탓에 국회의원들이 오더를 내리더라도 제대로 먹혀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경선이 예정된 탓에 오더 전파에 나서줘야 할 해당 후보들이 자기 표밭 다지기에 급급한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더구나 지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이 오더를 내릴 경우 자신의 지역구 기초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선거로 불공정 경선 논란이란 예기치 않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경북의원들은 도지사 선거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고, 대구 국회의원들 역시 지난 2일 오찬모임을 가졌을 때도 대구시 현안에 대한 얘기를 꺼냈을 뿐 시장 경선과 관련한 얘기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치권 인사는 “현역의원들이 경선 후보자들에 대한 면면을 잘 알고 있다보니 속으로는 누굴 지지하고 싶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을 우려, 대구 당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지사와 대구시장 후보는 오는 8일 책임당원 현장투표(모바일 투표 미참가자), 7~8일 여론조사 등을 거쳐 9일 최종 후보자가 확정된다.
한편, 한국당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3일 5차 회의를 열어 광역의원 9개 선거구 후보를 단수 추천했다. 이번에 단수 추천된 후보는 한 명을 제외한 8명이 모두 현직 도의원으로 나타났다.
단수 후보로 추천된 경북도의원은 포항 1선거구의 한창화, 포항 5선거구 장경식, 울릉군 남진복, 김천 1선거구 나기보, 구미 6선거구 김봉교, 영천 2선거구 박영환, 의성 2선거구 김수문, 경산3선거구 조현일, 울진 1선거구 전종호 전 울진읍 청년회장이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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