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면접 등 불공정 의혹<br />구설수·집단행동으로 ‘시끌’<br />민심 붙잡을 대안 마련 시급<br />
경주가 유달리 시끄럽다. 자유한국당 공천이 원인이다. 최양식 경주시장의 공천 탈락과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추천 등을 둘러싼 구설수가 맞물리면서 경주시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석기 당협위원장과 최양식 경주시장은 초·중학교를 같이 나온 죽마고우임에도 이번 공천과정에서 앙숙 아닌 앙숙으로 갈라서 주위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관계가 틀어지면서 우정은 온데간데 없고 최 시장 측과 김 의원측의 공방전만 요란하다. 경주시장 공천을 둘러싸고 탈락한 인사들이 경북도당을 점거하고 단식농성과 상복투쟁을 벌인 초유의 사태도 경주 공천이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경주시장 공천자로 결정된 주낙영 예비후보마저 처가 부동산과 관련된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반론보도와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다른 부분에서 힘을 빼고 있다.
또 한국당 경북도당 인재영입 차원에서 선발된 비례대표 후보에 김석기 위원장의 조카가 포함되었다가 스스로 사퇴했다는 논란이 일고, 김 위원장의 해명과 다른 정황증거가 나오는 등 경주 전역이 공천을 둘러싼 입씨름이 가열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SNS상에서 일파만파로 논란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경주지역 기초의원 비례대표로 신청한 한 인사의 경우 비공개로 접수하면서 비공개신청 이유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 등이 SNS상에 공개되는 등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공격의 화살이 최종적으로 김석기 위원장을 겨냥하고 있는 점도 김 의원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 9일 개최된 한국당 경북도당 비례대표 면접에서도 경주와 관련된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모 공천관리위원이 비례대표 우선 순위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당직자를 대상으로 유독 까다로운 질문을 퍼부은 사실이 흘러나왔다. 표적 심사를 통해 해당 당직자의 비례대표 낙천을 노렸다는 풀이다. 반면 다른 후보를 대상으로는 당에 대한 공헌도나 충성도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보다는 개인적인 내용을 질문하며 다른 공천위원들의 호의를 끌어내려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정인사를 비례대표에 포함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날 비례 후보 면접에 참가한 한 당직자는 “모 공관위원의 질문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다른 당직자는 “공천 결과와 상관없이 탈당하고 싶을 정도로 울화가 치밀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같이 경주와 관련된 불협화음이 지속적으로 잇따르자 김석기 위원장이 정치력이 발휘해야 할 시점이라는 소리가 당 안팎에서 강하게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극심한 후유증으로 경주의 민심이 갈라지는 원인이 되고 선거 때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등 한국당에 큰 부담을 지울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서 이번처럼 경주가 혼란에 휩싸인 경우는 드물었다”며 “시끄러운 경주의 공천내홍이 하루빨리 수습되지 않으면 계속 분열의 불씨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