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폐철도부지 관정작업 중 천연가스 분출로 발생<br />1년6개월 지나도록 불꽃 내뿜어 관광자원 잠재성 커 <br />시티투어 코스 포함 등 다양한 관광자원화 방안 제기
포항에 위치한 ‘불의정원’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한 이색 관광명소로의 특성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유일무이한 지하 가스 분출에 의한 불꽃이 1년 6개월째 지속되고 있어 관광자원으로서의 잠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기 때문이다.
27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불의정원’은 2017년 3월 8일 오후 2시 53분께 폐선된 철도부지 도시숲 조성을 위한 관정 굴착 작업을 하던 중 지하 200m 지점에서 천연가스가 분출하며 불꽃이 피어올랐다. 당초 이 불은 금방 꺼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철강도시 포항의 이미지에 걸맞은 특색적인 관광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는 불의정원은 불길 높이가 약 2m 정도로 지하수가 섞여 나와 처음보다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불꽃의 강도가 육안으로도 명확히 식별될 만큼 위용을 펼치고 있다.
불의정원 조성면적은 약 160㎡로 포항시가 예산 3천만원을 투입해 불꽃이 올라오는 굴착기와 주변 흙 등 현장을 보존한 높이 2m 방화유리를 설치해 밖에서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분출 과정을 담은 안내판 설치와 야간에는 경관 조명을 설치해 또다른 이색공간 연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관광자원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연계된 관광자원화 등의 추가 계획이 미흡해 시민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혀지고 있다.
시민 김모(62·여)씨는 “처음에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가스가 분출돼 불이 붙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눈길이 가 방문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방문을 해도 단순히 외관만을 감상할 수 있을 뿐 다른 연계 관광이나 특색있는 추가 관광화 작업이 없어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이 느껴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포항시는 자체 추산으로 평일 300여명, 주말 1천여명의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관광객들이 붐비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시에서도 이를 감안한 나머지 불의정원 이용객들이 늘어날 경우라야 각종 시설물을 보완해 관광명소화를 꾀하겠다고 계획 중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는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을 만한 점도 관광자원으로 만들어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도쿄 야네센은 옛모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야네센의 시작을 알리는 야나카긴자의 입구 앞 유야케 단단(일본말로 저녁노을 점점이라는 뜻)계단 등 그 이름을 붙이고 아기자기한 관광자원화를 시도하고 있다.
또한 고양이 마을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도 볼수 있어 고양이를 주제로 한 상점과 간판 그리고 먹거리까지 추가돼 연계 관광화도 충실히 이뤄지고 있다.
이 곳뿐만 아니라 일본 전역의 관광자원 모두 이러한 관광 특색화가 이뤄져 국가 수익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대지진과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관광객은 2016년 기준 2천404만명으로 같은 기간 우리나라 관광객 수인 1천724만명을 크게 넘어섰다.
관광 인프라 또한 세심하다. 일본은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뿐 아니라 한적한 시골역에까지 행선지 밑에 한국어·중국어·영어가 병기돼 있다.
불의정원의 설명은 한국어 뿐이다.
이정환 국민대 교수는 “단순히 엔저라 싸니까 일본으로 관광을 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고령화 사회라 수요가 줄어들게 마련인데 ‘일본 안에 돈 쓸 사람이 없으면 해외에서 돈 쓸 사람을 불러오겠다’는 적극적인 생각으로 덤벼들어 성공한 게 일본 관광정책”이라고 말했다.
현재 2018 퐝타스틱 포항관광 시티투어 코스에도 불의정원이 제외돼 있는 등 연계 작업이 부실한 가운데 전담 부서 설립 등의 의견도 힘이 실린다.
포항시 관계자는 “불의정원의 경제성 가치 등이 다음달 안에 구체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라며 “이를 토대로 경제성이 있다면 한국가스공사와 협의해 민간공급 및 자원화 방안을 마련하고 경제성이 낮을 경우 지질 관련 교육장소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