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현 만회골’ 스틸야드서 제주에 1대2 분패
이석현은 빛났지만, 김승대는 아쉬웠다.
지난 2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상위 스플릿 라운드 첫번째 경기에서 포항은 같은 라운드 최약체로 분류되는 제주에 1-2로 패했다. 90여 분간 포항은 제주와의 공방 속에 2∼3차례 날카로운 모습들을 보이긴 했지만 모두 골과 연결짓지 못했다.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 이은 골 찬스가 많았기에 그 아쉬움이 더 컸다. 제주와의 경기에서 패한 포항은 ACL 출전에 한 발 더 멀어지게 됐다.
포항은 이날 4-3-3 포메이션으로 김승대와 김지민, 김도형이 공격진을 구축했다. 중앙에는 이후권과 이석현, 채프만이 조율을 담당했고, 강상우와 이상기, 김광석, 하창래가 골키퍼 강현무와 함께 수비진을 책임졌다.
전반 초반부터 포항은 활발한 세트피스에 이은 날카로운 공격을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제주는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4분 김승대의 패스를 받은 이석현이 제주 진형 오른쪽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 골대 앞 채프만의 머리까지 닿았다. 공은 그러나 골대 위로 넘어갔다. 3분 뒤인 전반 7분에는 김지민과 이석현이 원투패스로 상대 진형에 침투를 시도했으나 수비에 막혔다.
전반 12분에는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이석현이 크로스한 공이 상대 골문 앞에 있던 이후권의 발 끝에 닿았으나, 공은 골대 옆쪽으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14분에는 상대 문전 혼전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이석현이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로 슈팅했지만 또다시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22분 제주 골대 안쪽으로 찔러주는 김승대의 킬패스를 김지민이 놓쳤다. 전반 41분과 44분에는 김도형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모두 문전으로 쇄도하는 김지민의 머리에 맞았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양 팀은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0-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느슨했던 제주의 공격은 후반전부터 조금씩 날카로워졌다. 후반전부터 포항은 수비조직이 크게 흔들렸다.
후반 6분 제주의 마그노가 찔러준 공이 오프사이드 트랙을 무너뜨린 찌아구에게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줬다. 찌아구가 찬 공은 골대 반대편 방향으로 꺽여가면서 다행히 골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 15분에는 수비수의 실수로 공을 잡은 마그노의 강력한 슛을 수문장 강현무가 몸을 날려 막았다. 승리가 절실했던 포항은 공격에 변화를 주기 위해 김도형과 이후권을 빼고, 이진현과 레오가말류를 투입했다. 하지만, 정작 수비진은 한 번 흐트러진 이후부터 좀처럼 회복되질 못했다.
후반 20분 제주 이동희의 왼발 슛이 골망을 흔들 뻔 했고, 후반 22분 제주 김성주가 골라인 밖에서 골문을 향해 감아 찬 슛도 위협적이었다. 모두 수비진의 실책이 원인이 됐는데, 포항 수문장인 강현무의 슈퍼세이브로 위기를 넘겼다. 강현무가 아니였다면 2실점도 당연하게 예상할 수 있었다. 강현무의 연속 선방에도 불구, 기세가 오른 제주가 후반 24분 첫 골을 터뜨렸다. 코너킥 이후 포항 이상기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골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제주 김성주에게 연결, 강력한 왼발슛이 강현무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포항은 선실점 이후 이석현과 이진현의 콤비에 힘입어 곧바로 1점을 따라붙었다.
제주 문전 앞에서 수비수 한 명을 살짝 제친 이석현이 전방으로 살짝 공을 흘렸고, 자리잡고 있던 이진현이 재빠르게 뒤돌며 골문을 향해 왼발 슛, 후반 31분 제주의 골망을 갈랐다. 포항의 교체카드가 주효한 순간이었다.
기쁜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반 37분 제주의 교체카드로 들어온 이광선이 골을 넣었다. 제주 진형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포항 하창래와 이광선이 경합하던 중 하창래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노마크 찬스를 맞은 이광선이 침착하게 왼발 인사이드로 골문을 향해 공을 밀어넣었고, 강현무를 살짝 빗겨갔다. 추가시간 4분까지 추가득점을 위해 공세를 이어간 포항은 끝끝내 1점을 따라잡지 못하고 1-2로 경기를 마쳤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