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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씨의 눈물

등록일 2021-06-17 18:27 게재일 2021-06-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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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산 한 소형아파트 담배 전투 중’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찍은 협조문을 올렸다. 입주자라고 밝힌 이는 “환풍구를 타고 화장실로 담배 냄새가 너무 많이 나고 있다”고 항의하면서 앞으로는 화장실에서 흡연하지 말아달라”고 적었다. 이 협조문 밑에는 반박글이 붙었다. “베란다 욕실은 어디까지나 개인공간이다. 좀 더 고가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시라”

층간소음과 더불어 아파트에서도 흡연문제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크린 골프를 하러 갔다가 각 방에서 나는 담배냄새로 곤욕을 치룬 적이 있다. 주인 말로는 흡연할 곳을 만들어 놓아도 소용없다고 한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는데 건강을 망치는 흡연을 하면서 운동을 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다.

왜 담배를 피우는가. 필자는 지난 2년간 3명의 친구들을 폐암으로 잃었다. 모두 흡연으로 인한 사망이다. 유명한 학계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친구들이었지만 모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이 오열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본다면 그 친구들도 일찍 담배를 끊었어야 한다. 흡연자는 돈을 주고 사망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울고 싶어라’로 히트를 친 이남이 씨도 폐암으로 숨지면서 흡연을 후회하면서 울고 싶었을 것이다. 유명한 코미디언 이주일 씨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금연캠페인에 앞장섰던 모습이 기억난다. TV에 나와서 제발 담배를 끊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주일은 생전 금연광고에 자주 출연하며 금연 캠페인을 펼치는데 앞장섰다. 2002년 월드컵 당시는 휠체어를 타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담배는 일산화탄소와 타르 니코틴과 수십여 가지의 해로운 화학물질로 인하여 몸을 공격한다. 만성저산소증을 일으켜 심장 조임을 느끼거나 걷거나 뛸 때 쉽게 호흡이 힘들어지게 된다. 결국 폐는 서서히 망가져 간다. 폐만 망가지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암이나 각종 질병에는 흡연이 영향을 미쳐 악화 시킨다.

어떤 친구는 담배를 안우피는 데도 최근 폐암 수술을 받았다. 과거 대학원 시절 담배를 엄청 피는 연구실에서 거의 10년 가까이 있으며 간접 흡연의 고통을 겪었고 결국 본인은 담배를 안피우는데도 폐암에 걸린 것이다.

간접흡연은 사실상 직접 담배를 피우는 것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해롭다. 수많은 간접 흡연의 기회에 우리는 시달리고 있다. 거리에서 사무실에서 아파트에서. 흡연자들은 간접 흡연자들에겐 사실상 ‘살인자’에 가깝다.

아직도 장례식장에서 가족들의 오열이 귀에 쟁쟁하다. 그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가족들은 흡연을 수십년 간 말렸을 것이다. 니코틴에서 느껴지는 쾌감만을 즐기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가족의 고통을 멀리한 흡연자들은 이제 담배를 끊어야 한다.

TV에서 눈물을 흘렸던 이주일 씨의 눈물을 기억하자. 담배 당장 끊어야 한다.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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