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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번기 일손 부족, 한시름 놓았어요”

장유수기자
등록일 2021-06-29 19:57 게재일 2021-06-3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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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도내 유일 외국인 근로자 유치<br/>  우즈벡 외국인 근로자 112명 <br/>  상추밭서 농사일 시작 ‘구슬땀’<br/>  농장주들 인력난 해소 기쁨에도<br/>  5개월 짧은 체류기간에 아쉬움<br/>“2개월 더 연장했으면” 이구동성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영양 금천농장에서 상추잎을 따는 등 일손을 돕고 있다.

[영양] 농번기 일손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영양군 농업인들의 숨통이 트였다.

우즈베키스탄(카스카다리요주) 외국인 근로자 112명이 영양군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29일 영양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우즈베키스탄(카스카다리요주) 외국인 계절근로자 112명이 2주간의 격리기간을 마치고 지난 24일 영양군에 도착했다.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근로자의 영양군 입국은 올 4월 우즈베키스탄 중앙정부(고용노동부)와 계절근로 양해각서를 체결한 데 따른 것으로, 경북도내에서는 유일하게 외국인계절근로자를 유치한 사례다.

군은 이날 영양군문화체육센터에서 오도창 영양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환영식 및 기념촬영, 계절근로 사업 취지 안내, 계절근로자와 농가주간 상견례, 영양군 지역소개 및 근로조건, 농작업 사전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25일부터 본격적으로 영농현장에 투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은 배정된 농가에서 농장주로 부터 농작업 일손 배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NO… 노노노 그건 원줄기니까 꺾지마… 이렇게 잎만 따줘야지! OK… 오케이, 굿, 굿… 그렇게 손으로 똑똑 따서 가지런히 요래 상자에 담으면 돼….”

영양군 수비면 신원리에서 상추와 쌈배추를 재배하는 금천농장(임영수 대표)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에게 상추 잎따기와 상추를 간추려 상자에 담고 정리하는 방법을 손짓에 몸짓을 섞어가며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 계절근로자 4명에게 설명하고 있었다.

수비면 신원리 노지 상추밭에는 내리쬐는 햇볕 탓에 이들의 얼굴은 농사용 모자와 마스크 등으로 눈만 내 놓은 채 꽁꽁 싸맨 얼굴이었다. 가쁜 숨소리가 들렸지만 진지함과 열정은 넘쳐 보였다.

임 대표의 설명을 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제법 능숙한 솜씨로 상추 잎을 따기 시작했다. 이를 바라보던 임 대표는 흐뭇한 아빠미소를 지으며 흐르는 땀을 손으로 훔쳤다.

시설하우스 20동과 노지 3만평을 운영하는 금천농장 임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1년 넘게 외국인 근로자가 들어오지 못하면서 지난해에는 농사를 어떻게 마무리했는지도 모를 만큼 정신없고 힘들었다”며 “인력난에 영농규모를 절반으로 줄여야 할지를 두고 밤잠을 못 이룰 만큼 마음을 졸였었는데 최근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받고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또 “많은 우여곡절 끝에 배정받은 만큼 근로자들이 일하는 기간 동안 내 식구처럼 편안히 머물 수 있도록 돌볼 생각”이라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외국인 계절근로자 카밀라씨(여, 35)는 “코로나19를 뚫고 한국에 어렵게 들어온 이상 농사일을 더욱 열심히 돕겠다”고 활짝 웃었다.

영양 지역농가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자가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기간 연장 문제를 제기했다.

고추농사와 엽채류 농장주 최성호(53·수비면)씨는 “현재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체류기간이 5개월로 제한돼 있는데 2개월만 연장해 주면 인력난이 해소될 것 같다고 현장에서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어 꼭 정부에서 검토를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건강보험 적용, 대규모 숙박시설이 있는 지자체·중앙정부·광역지자체의 격리시설 이용 협조, 백신접종자 격리 면제 등의 조치도 바란다”고 했다.

오도창 군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귀한 손님들이 영양군과 우즈베키스탄 간 농업교류를 통한 농업발전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며 “우즈베키스탄 근로자들이 체류 기간 동안 영양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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