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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창, 현재론 뚜렷한 선두… 약체 주자들 결집 여부 ‘관심’

장유수·피현진기자
등록일 2021-07-06 04:00 게재일 2021-07-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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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330           안동시장 여론조사<br/>투표기준 ‘행정전문가 21%’ 최다·국민의힘 지지층은 ‘경제전문가’<br/>정당지지 ‘국민의힘 61.9%’ 압도적… 민주, 현 정당 이을 후보 관심<br/>김형동 “대선 기여도 따라 공천 좌우… 지역 책임질 후보 선택할 것”

안동 관문에는 곳곳에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적혀 있다. 그만큼 긍지가 강하고 자존심 또한 남 다르다. 안동 김씨, 안동 권씨, 풍산 류씨, 진성 이씨, 의성 김씨 등 5대 문중이 버티고 있고 선거 때만 되면 문중 대결도 치열하다. 그 안동을 권영세 시장이 지난 12년간 이끌어왔다. 권 시장은 그러나 3선 연임제한 규정에 걸려 다음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지자체장 선거가 1여년 정도 남았음에도 이곳엔 벌써부터 선거 열기가 후끈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권기창 22.3%, 예비주자들 여유롭게 따돌려

현재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는 권 시장은 3번 선거 중 2번은 국민의힘 전신 정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3년 전 선거에선 무소속으로 나와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당시 자유한국당 공천과정에서 발생한 후유증으로, 공천을 받은 후보가 3위에 그쳤을 정도로 시민들의 정치적 판단은 날카롭다. 현 시장이 속해 있는 민주당은 지난 선거에선 이삼걸 전 행자부 차관(현 강원랜드 대표이사)이 출마, 바람을 일으키며 2위로 낙선했으나 차기 시장 선거에는 출마할 후보가 나설 지 현재 걱정하는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 안동·예천 지역위원장 김위한씨가 거론되고 있는 정도다.

이번 조사에서 시장후보 적합도에선 권기창 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교수가 22.3%를 받아 다른 예비주자들보다는 여유롭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론 장대진 전 도의장(9.6%), 권영길 전 경북도 복지건강국장(9.5%), 권용혁 전 김광림 국회의원 보좌관(8%),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7.7%)이 뒤를 이었다. 현역인 김대일 경북도의원과 김성진 경북도의원은 각각 4.8%, 4.5%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권 교수(25.3%)가 장 전 의장(11%)·권용혁 전 보좌관(9.5%)·권영길 전 국장(9%) 등을 크게 따돌리며 1위를 달렸다.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권 교수는 지난번 시장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 3위로 낙선했음에도 세력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 교수와 공천을 놓고 접전을 벌인 장대진 전 의장의 지지세도 비교적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의장은 당시 출마를 접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권영세 후보를 밀어 당선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만큼 아직도 두터운 인맥을 자랑한다.

권영길 전 경북도 국장도 그동안 일군 밑바닥 표심이 이번에 입증됐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뛰며 외연을 확장한 바 있다. 권용혁 전 김광림국회의원 보좌관도 당 생활과 안동시체육회 사무국장으로 오래 재직하며 맺었던 인연을 잘 관리, 예상외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인 출신인 안윤효 안동시체육회장은 선출직 선거에는 첫 출전을 계획 중인데 이번에 선전했다. 김대일 경북도의원은 기대보다는 적합도 부분이 낮았으나 지역 정가는 향후 다크호스로 전망하고 있다. 시의원으로 출발한 그는 참신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다 현 국회의원은 물론 김광림 전 국회의원과도 관계가 밀접한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김성진 경북도의원은 오래전부터 지역 곳곳에 기반을 조성해 놓아 향후 전진이 예상되는 후보군이다. 경북도의원 역임한 김명호 현 국민통합연대 경북공동대표는 국민의힘 공천보다는 무소속으로 도전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나 국민의힘 지지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안동시장 선거 시 투표기준에 대한 설문엔 타지역과 달리 행정전문가가 21%로 높았고 그다음이 경제전문가 20.9%, 시민들과의 소통능력 19.9% 순이었다. 다른 지역은 경제전문가를 많이 선호하는 경향이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23.2%가 경제전문가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안동시장 공천 가이드라인 제시한 김형동

정당지지도에서는 국민의 힘이 61.9%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고, 민주당 18.4%, 정의당 2.1%, 국민의당 1.2% 순이었다.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 시장 선거는 결선보다 예선인 국민의힘 공천 티켓을 누가 거머쥐느냐에 따라 일찌감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공천 결정권을 쥐고 있는 김형동 국회의원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예비출마자들을 향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그는 이날 2022년 3월 실시되는 대선 기여도에 따라 지방선거 공천이 좌우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내년에 열리는 대선은 대한민국은 물론 안동과 예천 나아가 대구·경북의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는 매우 중차대한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TK지역에 정을 박고 못을 박은 곳이 안동이고, 안동 출신이라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선두에 선 채 우리 지역을 TK 상륙작전의 발판으로 구축하려 한다”며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TK 중에서도, 안동에서 국민의 힘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기지 못한다면 그 차이가 우리 당을 모조리 뒤덮고도 남을 크고 무서운 그림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 지역에서는 적어도 대선 승리가 확정되기 전까지 지방선거에 신경을 쏟을 겨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일신의 영달을 목표로 한 채 지방선거에서의 본인 승리만을 위해 움직이는 분들은 당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당의 명령을 잘 받아들이고 이행하는지 살펴본 후 지역을 책임질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의 이날 작심 발언은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 힘 안동시장 출마 예상자 및 광역·기초의회 출마 예정자들의 대선 기여도에 따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공천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동 출신 이재명, 지역정서 넘어서기엔 역부족

한편 이철우 경북지사에 대한 도정운영 평가는 긍정과 부정은 각각 41%, 40.8%로 엇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조사한 다른 시군은 이 지사의 긍정적 평가가 높았으나 안동 경우 대구와 경북 행정 통합론이 제기된 후 반대가 표면화된 것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긍정평가(50%)가 부정평가(38.4%)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범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겸찰총장 간의 가상대결에선 윤 전 총장 55.3%, 이 지사 30.6%로 나왔다. 세대별로 살펴보면 이 지사는 20대(38.9%), 40대(45.9%)에서 앞섰고, 윤 전 총장은 30대(47.8%), 50대(67.4%), 60대 이상(66.2%)에서 앞섰다. 안동 출신인 이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방문지로 고향을 선택하는 등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은 지역정서를 넘어서기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여론조사 개요

경북매일신문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에브리미디어에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는 경상북도 안동시의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지난 7월 2∼ 3일까지 2일간 실시됐다. 2021년 5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를 기준으로 성,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 후 유효표본 709명(목표할당 사례 수 : 700명)을 수집했으며, (무선)통신사 제공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1만4천700명 (SKT : 4천410명, KT : 7천350명, LGU+ : 2천940명) 및 (유선)17개 국번별 0000-9999까지 무작위 생성 및 추출(RDD)을 통해 피조사자를 선정, ARS 전화조사를 통해 표본을 수집했다. 유무선 전화 비중은 무선이 70.2%, 유선이 29.8%이며, 림가중을 통해 가중치를 적용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 응답률은 5.9%(무선 6.4%, 유선 5.1%)이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 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장유수·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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