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우양미술관 10월 31일까지<br/>자연 감지 회화·사진 등 작품전<br/>팬데믹 시대 인간의 감각 고찰
세기적 팬데믹으로 인해 한없이 늘어지고 있는 비대면과 거리 두기 시스템은 인류에게 외부세계를 인지하는 수단인 감각마저 위축된 삶을 강요하고 있다. 경주 우양미술관의 ‘감각의 숲’전은 세계를 강타한 역병으로 인해 활동이 제한된 인간의 감각에 대한 애도와 이를 회복하기 위한 고찰에서 출발한다.
자연의 외적 모습을 ‘재현’하거나 자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을 소재로 삼아온 인간의 미학적 역사는 자연을 타자(他者)로 여기는 인식에 기인한다. 그러나 오늘날 예술가들은 자연이 지닌 내적 가치 자체를 닮고자 하는 실천적 미메시스(mimesis·모방)의 형태인 ‘생태 심리학’적인 태도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를 바탕으로 창작된 작품들은 인간을 둘러싼 자연을 감각하는 방식에 집중하면서 자연이 지니는 순환과 에너지를 인간의 성장과 치유로 전환하기를 제안한다.
오는 10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는 ‘감각의 숲’ 전시에는 김원정, 김지선, 에이블네이처(ableNature·김지수, 신승재, 오세민), 조성연, 최성임, 포브먼트(Povement. 이평등, 이효정, 이혜지, 조민혁), 프로젝트 데얼비 (ProjectThereBe·박소희, 임지숙, 하수민) 등 총 7개의 작가와 팀이 참여하고 있다.
7팀의 작가들은 자연을 감지하는 회화·사진·설치·미디어 등 독특한 형식의 작품들을 통해 인간의 미묘한 감각을 다시 탐지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기간 중 특별한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한다. 관람객이 직접 나만의 식물을 만들어 미술관 속 모두의 정원을 꾸며보는 ‘자연 예술가: 내가 만든 자연 꽃이’와 ‘감각의 숲’전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자연의 세계를 감상하고, 자신만의 숲을 상상하며 자유로운 발상을 통해 자신만의 자연을 꾸며보는 ‘상상의 숲: 나의 작은 세상’ 등도 마련될 예정이다.
우양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의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방식임을 잊지 않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