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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끝나가는데… 연일 하수도정비 ‘하세월’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1-08-25 20:38 게재일 2021-08-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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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습침수 영일고교 사거리 일대<br/>  낮은 지반 탓에 침수피해 잇따라<br/>  포항시, 14억원 투입해 공사 진행<br/>“시작 일정 늦어져… 내달초 완료”
지난 24일 포항시 남구 연일읍 영일고 사거리에서 진행 중인 하수도 정비사업 현장 옆 도로에 물이 가득차 차량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독자 제공
“장마철도 다 끝나가는데, 도대체 하수도정비공사는 언제쯤 마무리되나요.”

포항의 상습침수지역에서 진행되는 하수도 정비공사의 속도가 지지부진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해당 공사구간은 저지대라 매년 장마철만 되면 물바다로 변하는데 하수도 공사가 이같은 상황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6월 16일부터 오는 10월 9일까지 포항시 남구 연일읍 영일고등학교 사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하수도 정비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시비 14억원을 투입해 진행되는 해당사업은 지반이 낮아 장마철이면 반복적으로 침수 피해를 입고 있는 영일고 사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468m에 이르는 하수도 박스를 땅 아래에 설치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수도 박스는 폭우가 쏟아질 경우 우수를 한데 모은 뒤 인근에 있는 형산강 빗물 펌프장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포항시의 공사시작이 늦어지면서 올해도 또다시 마을 주민들은 침수 피해를 겪게 됐다. 실제로 지난 24일 이 도로는 제12호 태풍 ‘오마이스’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58.2㎜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빗물이 발목까지 차올랐다. 당시 도로는 빗물이 원활하게 빠지지 못해 흙탕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가게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으며 빗물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후 즉시 복구작업이 펼쳐졌지만, 시민들은 한때 많은 양의 흙탕물이 도로를 덮치면서 통행에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마을 주민들은 뒤늦게 수해 복구에 참여한 공무원들을 보며 ‘사후약방문’이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주민 김모(57·남구 연일읍)씨는 “비가 와서 다 휩쓸고 난 뒤에 뒤늦게 고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냐”며 “올 3월부터 이 일대 도로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을 봤는데, 장마철이 되기 전에 공사를 빨리 끝났으면 올해는 침수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주민 최모(55·남구 연일읍)씨도 “태풍이 온 다음 날이면 마을 주변이 온통 흙투성이고, 각종 쓰레기 더미들을 치우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며 “올해는 태풍이 금방 소멸해 피해는 적었지만, 만일 비가 계속 왔었다면 그 피해는 지금보다 훨씬 더 컸을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께서 몇개월만 불편을 감수하시면 앞으로 해당 지역에서 침수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를 오는 9월 초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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