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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없어… 없어지는 어린이집 ‘속출’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1-09-02 20:02 게재일 2021-09-0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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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률 감소 갈수록 심화 양상<br/>도내 최근 3년간 339곳 폐업<br/>올들어 새로 문 연 곳 25곳뿐 <br/>보육 서비스 공백 ‘발등의 불’
거대한 인구절벽의 쓰나미가 경북지역의 어린이집을 뒤덮고 있다. 해마다 도내 100여곳이 넘는 어린이집이 저출산과 수익성 악화 문제 등으로 폐업을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여파가 초·중·고교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민간·가정 어린이집은 1천637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 어린이집은 지난 3년 동안 감소세가 뚜렷한 실정이다. 지난 △2018년 1천976곳에서 △2019년 1천844곳 △2020년 1천725곳을 기록하는 등 해당 기간에만 모두 339곳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은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어린이집은 25곳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폐업한 어린이집의 수(88곳) 보다 3배 이상 적은 수치다.

이처럼 경북지역의 어린이집이 줄줄이 폐업선언을 하고 있는 주요 원인은 출생률 감소로 인해 원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북지역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00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현재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합계출산율 2.1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지역 내 출생아 수는 지난 △2018년 1만6천79명에서 △2019년 1만4천472명 △2020년 1만2천873명으로 매년 평균 1천500명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울릉군의 출생아 수는 30명을 기록하며 전국에 있는 지자체 중에서 가장 적었고, 영양군 52명, 군위군 59명, 청송군 78명을 차지하며 전국 최하위권을 나란히 차지했다. 이렇듯 경북지역의 출생아 감소 속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단계이다.

출산율 감소는 어린이집 이용 아동수의 감소로 직결된다. 현재 어린이집에 입소한 0∼6세의 아동수는 5만3천152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어린이집의 정원 충족률은 약 68%에 이르는 상황이다. 23개 시군 중에서 정원충족률이 가장 낮은 지역은 청도군이 54.4%를 차지했고, 군위군 55.6%, 봉화군 57.3% 순이다. 즉 인구밀도가 낮고 어린이집 수가 적은 지방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8년 6만7천914명(정원 충족률 75.9%) △2019년 6만4천120명(74.9%) △2020년 5만8천234명(71.4%)으로 나타났다.

아동 수가 감소할 경우 보육교사의 고용유지가 어려워지고 이는 곧 ‘보육서비스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어린이집 감소에 따른 보육 공백은 고스란히 부모들이 짊어져야 하는 만큼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보육 정책이 국공립 어린이집에 주로 맞춰져 있다는 점도 개선책으로 지목된다. 최근 민간·가정어린이집 폐업률이 국공립 어린이집에 비해 급속도로 더 늘고 있어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에서 민간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원장 A씨는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고 인건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데 보육료의 인상은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며 “모든 아이가 동등한 환경에서 보육 받을 수 있도록 보육료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저출산 정책을 추진하는 동시에 보육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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