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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 막았더니… 관광객이 돌아왔다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1-09-07 20:34 게재일 2021-09-0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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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 되찾은 안동 하회마을<br/>시, 차량관제시스템 설치 운영<br/>사고 유발 전동차량 출입 막아  <br/>지난 주말에만 3천여 명 찾아<br/>걷기 좋은 안전한 관광 ‘만끽’

무분별하게 운영되던 전동차로 인한 각종 사고와 문화재 훼손, 관광객 통행 불편이 촉발되면서 세계유산 등재 취소 등의 우려가 제기됐던 안동 ‘하회마을’이 본 모습을 되찾았다.

7일 안동시와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하회마을 입구 두 곳에 차량관제시스템을 설치·운영해 전동차의 출입을 전면 차단하고 있다.

그동안 하회마을에는 전동차 업체들이 난립해 배짱영업을 하면서 마을 인근 농지를 불법점용 및 탈세 문화제 훼손 등의 문제를 일으켜 왔다. 급기야 지난 5월 29일 인사사고까지 발생해 3명의 관광객들이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되자 전동차로 인한 관광객들의 안전문제까지 대두됐다.

이에 문화재청은 6월 24일 문화재 보호차원에서 전동차의 하회마을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외부방문 차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하회마을 출입구 2곳에 차량관제시스템을 설치하도록 문화재 현상변경 조건부 허가를 안동시에 통지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업체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마을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전동차량이 없는 하회마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관광객들은 전동차를 타는 대신 여류롭게 걸으면서 하회마을을 관람하고, 나아가 ‘걷기 좋은 관광지’라는 평가까지 내렸다.

실제로 지난 주말 하회마을을 찾은 3천여명의 관광객은 전동차의 위협없이 차분하게 마을을 둘러보는 등 하회마을에서 성큼 다가온 가을의 정취를 즐겼다. 전동차가 오는지 살피며 마을 관광보다 자신들의 안전을 더 걱정해야 했던 관광객들의 시선에도 여유가 찾아 온 것이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A씨(39)는 “봄에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하회마을을 찾았을 때 전동차 때문에 아이들의 안전을 신경쓸 수 밖에 없었고 그러나 보니 아이들에게 체험기회를 주는 것보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뉴스에서 하회마을에 전동차 진입을 금지했다는 소식에 다시 찾고 보니 예전 그 고즈넉했던 하회마을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회마을 주민들도 전동차 운행 금지를 반겼다. 주민 B씨(56)는 “지금의 모습이 하회마을 본연의 모습”이라며 “전동차 사태를 겪고 나니 마을 본연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보존하는 것이 마을주민들의 책임과 의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업체와의 갈등은 남아 있다. 안동시는 지난 6월 7일 이들 업체에 처분사전통지서를 보내고 6월 25일까지 원상복구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지 않으면 농지법 위반 등으로 형사고발 조치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업체들이 원상복구를 진행하지 않자 형사고발했고, 최근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안동시 관계자는 “전동차가 차단기를 추돌하는 등의 안전 문제가 아직은 조금 발생하고 있다”며 “시는 전동차 업체를 고발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엄벌을 촉구 하는 등 하회마을이 더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마을주민들과 소통을 지속하며 방법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동/피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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