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당간지주의 전형<br/>거북모양 받침돌·두 돌기둥<br/>온전한 형태, 보존가치 높아<br/>문화재청, 30일간 심의 후 지정
경주 분황사와 황룡사터 사이에 있는 통일신라시대 유물인 당간지주(幢竿支柱)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28일 경북도 유형문화재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지정 예고했다.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는 분황사 입구 남쪽과 황룡사 사이에 세워진 것이다. 고대 사찰 가람에서의 당간지주 배치, 신라 시대 분황사 가람의 규모와 배치, 황룡사 것으로 보이는 파손된 당간지주가 황룡사지 입구에 자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분황사에서 활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문화재명인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지정 예고했다.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사진 속 모양과 현재의 모습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아 그동안 외적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간지주는 절에서 행사나 의식이 있을 때 사찰 입구에 설치하던 깃대 장엄구로, 통일신라 초기부터 본격적으로 세워졌다. 당(깃발)을 꽂는 길다란 장대를 당간이라 하고, 당간 양 쪽을 지탱하는 두 돌기둥이라 당간지주라 부른다.
분황사 당간지주의 경우 당간은 흔적이 없지만 제작 기법과 양식이 동일한 높이 3.7m 기둥 두 개와 당간을 받친 ‘귀부형 간대석’이 비교적 온전히 존재한다.
귀부(龜趺)는 거북 모양 받침돌을 뜻하며, 간대석(竿臺石)은 당간을 받치기 위해 하부에 놓는 단이다.
전체적인 형태와 외관 등이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 경주 보문사지 당간지주, 경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등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어 이들 당간지주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통일신라시대 당간지주 가운데 귀부형 간대석이 있는 사례는 분황사 당간지주가 유일하다”며 “일제강점기에 촬영한 사진 속 모양과 현재 모습에 별반 차이가 없는 점으로 보아 현대에 외적 변화를 겪지 않은 듯하다”고 강조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