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소음·진동·분진 때문에 수개월째 생활권 침해”반발<br/>포항중 길 건너편 130m 구간<br/>두 달 넘게 올스톱 상태 방치
도심 물결을 되살려 사람과 도시가 공전하는 ‘수변 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해 조성 중인 포항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공사로 인해 발생한 소음과 진동, 분진 때문에 수개월째 생활권 침해를 받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30일 포항시에 따르면 ‘학산천 복원사업’은 포항시 북구 우현동 도시숲에서 중앙동행정복지센터를 거쳐 동빈내항으로 이어지는 길이 900m, 폭 23m 구간을 복개철거하고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포항시는 오는 2023년 6월까지 예산 394억원을 투입해 학산천을 복구하고 시민과 관광객이 이용하는 힐링 장소를 만들 계획이다. 하천이 흐르는 길에는 산책로와 친수 및 생테체험공간이 들어서고, 수질정화용 수생식물을 심어 시민들에게 도심 속 친환경 쉼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 2019년부터 계획 수립과 검토를 거쳤고 지난해 11월 착공해 올해는 포항시 북구 학산동 포항중학교 일원을 중심으로 기반 조성을 생각하고 있다. 옛 수협삼거리와 포항중학교 주변은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현재 이곳에는 하천을 덮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의 구조물이 철거되고, 하수관거 분류 박스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교량기초를 위한 가시설도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진행될 것만 같았던 공사는 지난 6월 중순께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게 맞닥뜨리게 됐다. 포항중학교 주변 상가와 아파트 등에서 거주하는 마을 주민이 공사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마을 주민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사가 진행되면서 이 일대를 중심으로 땅이 흔들리고, 공사로 인한 소음이 끊이지 않아 노이로제에 걸릴 것 같다”며 공사를 막아섰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 A씨(62·여)는 “포항 지진의 트라우마로 땅이 조금만 흔들려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상태인데 도대체 몇 개월 동안 공사 때문에 사람을 힘들게 하는 줄 모르겠다”며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손님이 없어 힘들어 죽겠는데, 어느 손님이 공사 때문에 시끄러운 식당에 들어와서 밥을 먹으려고 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는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지자 포항중학교 길 건너편 130m에 이르는 구간에 대한 공사를 중단했다. 이곳은 두 달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고 있다.
다만, 주민 민원이 적은 맞은편 공사현장은 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금보다 진동과 소음이 덜 나는 공법을 찾아내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며 “공사가 다시 진행되기만 한다면 한 달 내로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