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중국에 전국에서 그의 그림을 구경하러 올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리는 고개지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사탕수수를 늘 단맛이 적은 줄기부터 먹었다. 그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친구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고개지가 “갈수록 더 좋은 경치를 보고 싶은 것처럼, 갈수록 더 단맛을 느끼고 싶어서 그렇다네”라고 말한 데서 유래한 점입가경은 어떤 일이나 풍경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재미있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의 레이스가 점입가경의 맛을 주고 있다.
이번 경기도 국정감사는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놓고 흡사 대선 토론을 방불케 하는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막을 내렸다.
공익환수를 더 철저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와 그 원인이 야당에게 있다는 방어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대장동 사업에 대한 이 후보의 역할에 대한 비난과 그에 대한 정당성 방어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국민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는 결론으로 끝을 맺은 듯하다. 어쨌든 경기도 국정감사는 끝났고 여당의 최종 후보인 이 지사의 대선 행보는 많은 화제를 뿌리면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야당의 최종 후보 선발을 위한 긴 여정은 계속되고 있다.
두 번에 걸친 압축과정을 겪어 최종 4명의 후보가 마지막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서 둘 중에 한 명이 최종 주자가 될 확률이 높은 상태에서 여론은 팽팽히 갈라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아직 정치 초보인 건 맞지만, 새로운 사람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것은 과거 그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강직성에 환호하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하는 실언에도 불구하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그가 국회의원도 한번 해본 적 없는 신인이라는 점에 오히려 점수를 주고 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의 오랜 의원직 경험과 지사로서의 행정 경험을 높게 사는 사람들은 ‘홍카콜라’라는 별명처럼 바른말을 속 시원하게 잘 던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정치 행정 경험이 풍부한 것도 그의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20, 30대 젊은 표가 행방을 가를 전망이라는 관측도 있다.
점입가경인 것은 미세하지만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이 그의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홍 의원 등 다른 후보들이 반전을 해낼 수 있을 지가 관전의 포인트다. 앞으로 다섯 번의 토론을 더 한다고 하고 그리고 11월 5일 전당대회를 열고 최종 대선 후보를 발표한다고 한다. 이후 4개월간의 여당, 야당 두 후보의 대결은 더 흥미로울 것이다. 이것은 직접 투표로 선출하는 민주주의를 가진 국가의 국민만이 누릴 수 있는 특혜이다.
정정당당한 대결을 통해 국민의 결정이 내려지고 한국의 민주주의의 모습이 세계인에게 존경받는 그런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