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토론 ‘마지막 한 주’<br/>31일까지 7일간 4차례 일정뿐<br/>2강 2중 구도 깨질지 관심집중<br/>尹 말실수 해명에 洪 공세 계속<br/>사안마다 충돌·비난 날선 공방 <br/>劉·元, 정책토론 부각하며 추격
다음 달 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앞두고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양강구도가 혼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토론회는 반환점을 돌았다.
총 10번의 TV토론 가운데 6번을 마친 상태다. 토론회가 마무리되는 이번주가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대전·세종·충청 합동토론(25일), 강원 합동토론(27일), 3차 맞수토론(29일), 서울·경기 종합토론(31일)만 남겨두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양강 구도가 유지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여기에 정책토론의 강점이 있는 유승민·원희룡 후보의 추격세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특히, 윤석열 후보의 행동과 발언을 둘러싼 ‘줄다리기 싸움’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모양새다. <관련기사 3면>
윤 후보는 ‘대선판이 오징어 게임처럼 돼간다’는 홍준표 후보의 공격에 “홍 후보도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맞받았고, ‘반려견 사과 사진’ 논란에 대한 유승민 후보의 질문에는 “경제전문가라면서 인신공격이나 했지, 정책 얘기하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응수했다.
문제는 리스크 관리다. 손바닥 ‘왕(王)’자 논란이 대표적이다. ‘연장자’인 홍 후보의 어깨를 툭 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태도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여기에 윤석열 후보의 ‘개 사과’ 논란은 수습되지 못하고 더욱 확산하고 있다. 윤 후보는 오는 11월 광주를 찾아 사과를 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의 급반전은 없는 듯하다. 여당은 물론 경선후보들의 집중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지난 23일 “말을 주워담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상처를 받으셨거나 걱정을 끼쳐 드린 부분이 있다면 거기에 대해선 제가 사과하고 국민들께서 저를 이해해주실 때까지 정직하게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광주에 가서 상처와 트라우마를 갖고 계신 분을 더 따뜻하게 위로해드리겠다 말씀드렸고 11월 초에 제가 광주에 가겠다”고 했다.
홍준표 후보는 날카로운 공세를 퍼부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너그러운 ‘큰 형님’ 기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와의 맞수토론에서는 공격적인 도덕성 검증에 나섰지만, 유승민 후보와 원희룡 후보를 향해서는 “가르쳐주시면 제가 배우겠다”며 낮은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홍 후보는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토론은 원팀 정신으로, 일대일 토론은 도덕성 검증에 주력할 것인데 제게 남은 토론 상대인 원희룡, 유승민 후보에게는 도덕성을 검증할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페이스북 등 SNS 정치에서는 할 말은 하는 모양새다.
홍 후보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가 선거대책위원장에 김태호·박진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대해 “광역 단체장 공천을 미끼로 중진들을 대거 데려가는 것이 새로운 정치냐”고 비판했다. 이어 “공천은 엄연히 당 대표의 권한”이라며 “이미 개 사과로 국민을 개로 취급하는 천박한 인식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줄세우기 구태정치의 전형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다 한방에 훅 간다”고 경고했다.
유승민 후보는 세확장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지난주에는 ‘국민장인’이라는 별명을 갖게 만든 딸 유담씨와 함께 SNS 방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는 딸과 아들이 함께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방송은 초반 200여 명의 시청자에 불과했으나, 두 자녀가 등장한 뒤로 1천600명이 넘기도 했다.
원희룡 후보는 정책 검증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홍 후보가 “두 번이나 골탕 먹었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책 각론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해선 날을 세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