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내 주민공모 등 절차 시작<br/>시민들 77% “현 시립화장장 불편”<br/>신규 설치 필요성 공감하면서도<br/>혐오시설 여기는 의식은 그대로<br/>민간기업 투자에 걸림돌 가능성<br/>시 호의적인 여론형성 서둘러야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장사시설 설치 사업의 성패가 민간의 참여와 관심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중지를 모으기 위한 포항시의 발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주 안으로 종합장사시설 설치를 위한 주민공모가 진행된다. 시는 공모를 통해 후보지역이 결정되면 엄격한 부지 타당성 조사용역을 거칠 예정이며, 기본건축설계, 부지조성 문화상징물 및 공원시설 설치, 도로망 구축 등 행정절차를 마무리짓는 2025년 하반기부터 일반시민의 이용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잡고 있다.
공모와 관련, 지역에서는 두서너 곳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좀 더 경쟁력 있는 시설을 마련하려면 포항시의 대대적인 홍보와 더불어 민간에서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선 지난 2019년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포항시민 대다수는 화장장을 포함한 포항시의 장사시설에 불편함을 느낀 것으로 조사돼 종합장사시설 마련을 위한 포항시의 사업 추진 자체에는 정당성이 충분히 확보된 상태다. 실제로 해당 여론조사의 “포항시립 화장장을 이용하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7.4%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불편함을 느낀 이유를 묻는 말에는 “시설 협소 및 노후화” 52.9%, “화장 대기시간 지연” 22.9%, “화장 후 이용할 수 있는 장사시설(봉안당, 자연장지, 유택동산 등) 미설치” 12.3% 순으로 응답, 이를 모두 해결할 종합장사시설 마련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포항시의 높은 화장률도 눈에 띈다. e하늘장사종합정보시스템 화장률 통계에 따르면 포항시 화장률은 2017년 86%, 2018년 88%, 2019년 90.6%, 2020년 91.2%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열 명 중에서 아홉 명이 화장을 선택하는 셈으로, 심지어 2020년 기준 경북의 83.1% 및 전국의 89.9%보다도 높은 수치다.
그러나 기존 시설에 대한 불만과 높은 화장률이, 새로운 종합장사시설 설치를 ‘환영’하는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는 시민들이 아직 장사시설을 혐오 시설로 여기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들의 관심과 함께 민자 유치도 종합장사시설 설치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투자할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탄소 중립을 비롯한 친환경이 화두인 지금, 기업에서 화장장 등을 포함하고 있는 장사시설에 투자하기란 애로사항이 많다”며 “시민들 입장에서 보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시민들의 인식 변화와 관심이 가장 중요한 요건인데, 해결을 위해서는 포항시가 담론 형성에 막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포항시는 홍보 부족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앞으로 더욱 노력을 기해 시민 모두가 만족할 만한 장사시설 마련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약 10만 평에 이르는 조성부지의 20%만 장사시설로 설계하고 나머지 80%는 문화·예술·시민 여가시설 등 공원부지로 조성한다는 점 등을 포함해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적극 어필하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포항시 전 부서가 힘을 모아 전국최고의 장묘문화공원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겠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