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수능 이모저모<br/>우리 아이 도시락 좀 전해주세요” 애끓는 모정 <br/>고사장 앞 선생님들 제자들에 일일이 “파이팅”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영양의 최저기온이 영하 1.8℃까지 떨어지는 수능 한파 속에서도 고사장마다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학부모, 후배들의 응원 열기로 뜨거웠다.
해마다 수능 시험일이 되면 전국에서 다양한 수험생의 사연이 전해지는 가운데, 올해 역시 시험장 혼선이나 준비물 미소지 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등 각종 해프닝이 곳곳에서 벌어졌다. 이날 대구·경북지역의 여러 시험장을 찾아 현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어 여기가 아니네”
○…이날 오전 7시 40분께 한 수험생이 헐레벌떡 뛰며 포항고를 찾았다. 그런데 고사장에 들어갔던 수험생이 부리나케 다시 교문 밖으로 뛰어나왔다. 해당 수험생은 원래 장성고에서 시험을 봐야 하는데, 인근에 위치한 학교인 포항고로 고사장을 착각한 것이다. 그는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약 3㎞ 거리인 장성고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얘야 도시락 들고 가야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대구여고 교문 앞에서 한 학부모가 달려왔다. 수험생이 차에 도시락을 놔두고 내린 것이라 해당 수험생의 어머니는 도시락을 손에 쥐고 교문 앞에서 관계자에게 사정을 전달해 도시락을 전해줄 수 있었다.
학생의 어머니는 “그동안 고생해서 수능을 치루는데 도시락도 없이 힘든 시간을 버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철렁했다”며 “아무쪼록 점심에 도시락도 든든히 먹고 웃고 나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수험표 분실’
○…이날 오전 8시께 포항 대동고 교문 앞에서 한 수험생이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해하고 있었다. “어쩌지”를 연신 외치던 학생은 잠시 후 경찰의 사이카 1대가 도착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사이카에서 내린 경찰관은 쏜살같이 달려와 학생에게 수험표를 건네줬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이 고사장을 헷갈려 맨 처음 동지고로 향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수험표를 잃어 버리게 됐다는 신고를 받고 부리나케 출동했다”고 말했다.
“시계를 안들고 갔는데”
○…이날 8시 20분께 대구 대륜고 정문에서는 한 학부모가 안타까운 심정으로 정문을 연신 바라봤다. 이 학부모는 “아들을 시험장에 일찍 데려다주고 집에 왔는데 책상 위에 시계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부랴부랴 다시 학교를 왔는데 이미 늦었다”며 “시계 없이 시험을 잘 치를 수 있을까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수능 수험생을 제자로 둔 스승님들의 사랑은 올해도 여전했다.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제자들에게 일일이 덕담을 건네는 것은 기본이었고, 진심어린 포옹으로 용기를 북돋기도 했다. “할 수 있다”, “파이팅”, “실수하지 말자” 는 스승들의 외침은 마지막 학생이 교문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고사장까지 태워주세요”
○…이날 오전 7시 45분께 영주 풍기파출소를 찾은 한 수험생은 문을 열고 다급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수험생은 “수능시험을 보러 가야하는 데 늦을 것 같다. 제발 도와달라”고 했다.
이 학생의 시험장소인 영주 제일고까지의 거리는 파출소에서 약 11㎞였고 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30분 이상 소요된다. 경찰관들은 즉시 순찰차를 이용해 수험생 긴급 수송에 나섰고 입실 마감시각 10분을 남겨두고 무사히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기획취재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