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특유의, 필름카메라 만이 <br/>구현할 수 있는 작품 20여점 전시<br/>대구 기반 유명 사진작가 모임<br/>‘아날로그사진연구소’ 그룹전<br/> 23일부터 포항 갤러리 권<br/>
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유명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아날로그사진연구소 회원들은 23일부터 포항 갤러리 권에서 열리는 4번째 그룹전에 앞서 “과학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시대에 반하는 아날로그 사진의 가치와 대중적인 지속적인 관심으로 저변 확대를 위해 인간의 삶과 우주의 섭리를 포착한 작품을 선보이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갤러리 권 초대전으로 이번 전시를 갖는 아날로그사진연구소는 사진학을 전공한 중진 사진작가들로 구성됐으며 서진은 대구예술대 교수를 비롯해 노한종, 박민우, 이석주, 이순희, 이호섭, 전애경 작가 등 7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인쇄 기술의 진화로 작품의 대형화와 컬러의 색 공간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보다는 그리 크지 않는 크기로 흑백이 품어내는 특유의 성질과 더불어 옛 필름 카메라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
서진은 작가는 코로나19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 ‘코로나의 흔적’을 선보인다. 서 작가는 “길고 지루한 코로나의 시간, 거리두기가 만든 혼자의 시간들, 점점 짙어져가는 작업실 안의 커피향과 쌓여가는 혼적들…. 언젠가는 지나갈 이 순간, 야릇한 애정을 담아 나의 코로나의 시간을 기록한다”고 전했다.
박민우 작가의 ‘대구 달성공원, 2021’은 유리건판 촬영 기법을 사용해 대구 도심 대표 공원인 달성공원을 촬영한 작품이다. 유리건판은 감광유제를 유리판에 발라 건조시킨 일종의 필름으로 20세기 초 널리 이용된 사진기술이다. 새벽의 신선한 공기와 비온 후 습하고 진득한 공기의 냄새 등 달성공원의 모습을 담담한 시각으로 담았다.
이석주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본인도 누구인지 인식할 수 없는 ‘마스크 바이러스’에 걸려버린 모습을 4계절로 나타낸 작품 ‘안면인식장애’를, 전애경 작가는 담벼락 아래 낡은 빈 의자를 촬영한‘어떤 그리움’을 출품한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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