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구미·성주·안동 등 돌며<br/>박정희·전두환 향수 자극 열중<br/>포항선 故 박태준 10주기 추모<br/>李 “생각보다 기대 큰 민심 확인”
3박 4일의 대구·경북 방문을 마무리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행보는 ‘중도·우클릭’이었다. 이 후보는 대구와 포항, 구미, 성주 등 방문하는 곳마다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옹호론을 꺼내며 ‘향수’를 자극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우리 당 후보가 되어도 되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관련기사 3면>
이재명 후보는 13일 포항을 찾았다. 3박 4일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이날 포항 죽도시장에서 세몰이에 나섰던 이 후보는 포스텍을 찾아 포스코 창업자인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10주기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포스텍 노벨동산에 위치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동상에 헌화했다.
3박 4일의 대구·경북 방문 과정에서 이러한 이 후보의 ‘박정희·전두환 향수 자극’은 한 번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 10일 이 후보는 대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산업화 성과를 낸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다. 또 다음 날인 11일 경북 칠곡과 안동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명백한 과오가 있지만 산업화로 경제대국을 만든 공이 있다”고 했다. 12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되는 ‘경부고속도로 건설’ 기념탑이 있는 추풍령 휴게소를 들르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또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3저 호황을 활용해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한 건 성과”라고 평했다. 지난달 22일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당시 묘지 내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저는 올 때마다 잊지 않고 밟고 지나간다. 윤석열 후보는 전두환 씨를 존경하기 때문에 밟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러한 ‘박정희·전두환 옹호 논란’에 대해, “우리가 양자택일, 흑백 논란에 지나치게 많이 빠져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꾸 일부러 그러시는지 모르겠는데 제 입장은 명확히 그렇다. 전두환,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살해한 용서할 수 없는 범죄자다. 정치도 인권탄압을 통해 국민 자유를 빼앗았고 그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중범죄자다”면서 “전두환 이 사람은 제 인생을 바꿀 만큼 제게 큰 영향을, 아주 악영향을 준 사람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가 양자택일, 흑백논리에 지나치게 많이 빠져 있다는 말씀을 드리려 했던 것”이라며 “종합적 평가는 하되 그렇다고 해서 상대 진영은 100% 다 나쁘고 우리 진영은 100% 옳다는 태도가 마땅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포항을 마지막으로 대구·경북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대구와 경북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저에 대한 기대들이 좀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지역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었는 데, 제가 다녀본 바닥의 민심은 그와는 좀 달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대구·경북 출신의 큰 정치인으로 인정해 주십사 하는 저의 부탁에도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