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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예측...초박빙 출구조사 결과 왜?

박형남 기자
등록일 2022-03-10 00:06 게재일 20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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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 인물경쟁력, 단일화 효과 미미

빗나간 예측...초박빙 출구조사 결과 왜?

예측은 빗나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자 우위를 주장했지만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초박빙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각종 의혹이 불거진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서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고, 전통적 지지층이 총결집하면서 팽팽한 결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자질과 능력을 꼽았다. 윤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는 정권교체였다. 50%가 넘는 정권교체론이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결국 유권자들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만으로 윤 후보에게 표를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외교, 경제, 사회 등의 현안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모습이 TV토론를 통해 드러났다. 인물경쟁력에서 이 후보에게 밀렸다고 볼 수 있다. 이 후보 역시 대장동 개발 의혹 등으로 인해 자신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다. 

선거 막판 최대 변수로 꼽혔던 야권 단일화 효과도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신경전이 길어지면서 유권자 피로만 키웠고, 사전투표 바로 전날 단일화에 합의해 그 효과를 살릴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이다. 

양 진영 모두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었던 것도 박빙 판세로 이어진 요인이다.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지지자들에게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날 것이라고 강조하며 투표장으로 나가달라고 호소했다. 공중파 3사 출구조사 결과가 이를 대변한다. 이 후보는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 83.7%, 광주 83.3%, 전북 82.6%의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윤 후보는 각각 72.7%, 72.1%를 얻었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 8080(투표율 80%, 득표율 80%)을 기록한 반면 윤 후보는 TK에서 8080을 달성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공을 들였던 호남지역에서 윤 후보가 10%대 지지율에 그쳤고, 국민의힘 TK선대위가 내세운 ‘어게인 8080’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초박빙 승부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TK에서 8080이 성공했다면 3%정도 더 앞서는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 때처럼 TK지역에서 윤석열 팬덤이 형성되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지역 정치권 내에서는 윤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8080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TK지역의원들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TK인물을 키워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 

또 출구조사결과 성별을 보면 남성의 경우 이 후보 46.5%, 윤 후보 50.1%를 기록했다. 여성은 이 후보 49.1%, 윤 후보 46.6%를 기록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대척점 중 하나였던 젠더 이슈로 인해 남녀 표심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이른바 이대남을 전략적으로 공략했다. 이 후보도 이대남 표심을 의식했지만 이후 여성 공약을 꾸준히 내놓으며 여성 표심 잡기에 집중했다. 

양측이 적극적으로 구애한 20·30대 표심에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은 가운데 이 후보가 40·50대에서, 윤 후보가 60대 이상에서 가장 큰 지지를 받았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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