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위원장에 ‘n번방 추적단 불꽃’활동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이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에 2030세대와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젊은세대와 여성을 전진 배치시켜 대선 패배의 충격을 수습하고 당의 이미지 쇄신에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n번방 추적단 불꽃’활동가 출신인 박지현(26)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내용의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윤 위원장은 “비대위는 당의 근본적 변화와 국민과의 약속 이행, 지방선거 준비 등 막중한 책무를 띄고 있다”며 “사회 각층의 목소리를 전달할 원외 5명, 당 소속 국회의원 2명을 포함해 청년·여성·민생·통합의 원칙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전체 비대위원 절반을 2030세대로 선임했다”고 강조했다.
윤 위원장은 박 공동위원장에 대해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워왔다”며 “이번에 다시 가면과 ID를 내려놓고 맨 얼굴과 실명으로 선 용기를 보여줬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 말로 저희 민주당에는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며 “앞으로 성범죄대책, 여성정책, 사회적 약자와 청년 편에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비록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이것은 끝이 아닌 새로운,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채찍으로 알겠다”며 “국민에 다시 사랑과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비대위에는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청년창업가 김태진(38) 동네주민대표와 민달팽이 협동조합의 권지웅(34) 이사, 이소영(37) 의원, 조웅천 의원, 채이배 전 의원, 배재정 전의원이 합류했다. 비대위원 총 8명 중 4명을 2030세대로 채웠다. 비대위에는 향후 2명이 추가 합류할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향후 새롭게 선출되는 원내대표와 한국노총에서 노동 분야 비대위원을 추천해주면 이분들을 비대위원으로 추가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께 다시 사랑과 신뢰를 받는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나기 위해 겸손과 성찰을 원칙으로 저희의 모든 걸 바꾸고 국민께 더 가까이 가겠다”며 “그 길에 저를 포함한 비대위가 앞장 서겠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내고 벽을 만나면 문을 만든다는 각오로 민주당 쇄신을 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대위 인선과 관련, 민주당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2030을 중심으로 한 당 쇄신 때문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윤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토와 이른바 ‘이재명 비대위원장’추대가 해소되지 않아 험로도 예상된다.
김두관 의원은 이번 대선을 치른 뒤 윤 비대위원장의 사퇴와 ‘이재명 후보’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줄곧 주장해왔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동비대위원장 박지현은 탁원한 인선이고 일부 참신한 인물도 보인다. 하지만 윤 비대원장 사퇴가 없다면 소용없다”며“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윤 비대위원장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후보를 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이미 시작한 상태다.
윤 위원장은 이어진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에 김 의원의 ‘이재명 비대위’주장과 관련해 “이 후보의 거취에 대해선 이 후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드리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에서의 (이 후보의) 역할이 필요하다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역시도 후보께서 결정하실 일이라고 생각하고 결정을 존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상태기자kst@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