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대구시장 출마 기정사실화에<br/>權, 보선서 ‘수성을’ 출마 가능성<br/>고려대 동문 등 친밀관계도 한몫<br/>중앙당 전략공천 여부가 변수로<br/>일각서 반발 심해 전망 쉽잖을듯
대구시장 선거가 화두다. 투표일은 2개월 반이나 남았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시장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 뜻을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중앙정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맡기고 하방하고자 한다. 10년 전 경남지사로 하방할 때보다 한결 마음이 편한 느낌”이라고 적었다. 또 “대한민국 리모델링 꿈이 좌절된 지금 할 일은 나를 키워준 대구부터 리모델링하는 것”이라고 밝혀 대구시장 출마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문희갑 전 대구시장을 만나 시장 출마와 관련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구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가 가시화함에 따라 권영진 대구시장과의 승부가 관심사다. 함께 출마시 선거판도 커진다. 대권주자로 뛰었던 인물과 3선 도전자의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진다. 홍 의원(72학번)과 권 시장(80학번)은 고려대 동문으로 선후배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한 때문인지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양자가 싸움을 피하면서 윈윈을 선택하는 방안이 흘러 나오고 있다. 바로 홍 의원과 권영진 시장 간의 지역구 빅딜설이다. 홍 의원이 대구시장에 출마하면 권 시장이 보궐선거를 해야하는 대구 수성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설이다.
최근 권 시장이 지방선거 캠프를 수성을 지역에 마련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같은 빅딜설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물론 권 시장 측은 손사레를 친다. 그동안 지방선거 때마다 캠프로 사용했던 범어네거리에 사무실 계약도 완료한데 이어 사무실을 추가로 마련해 후원회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권 시장은 국민의힘이 홍 의원을 전략공천할 경우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만일 당에서 전략공천을 하게 되면 중앙당 차원에서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 신분으로 대구 지·고검을 방문할 당시 권 시장의 꽃다발 전달 건 이후부터 당내 대선 경선때까지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같지는 못하다는 분석도 있다. 빅딜설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빅딜설에 반대 의견도 적지않다. 지역정가에서는 권 시장이 3선에 도전하지 못하는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는 만큼 중앙당에서 빅딜을 허락할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윤석열 당선인을 배출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0.73%의 근소한 차이로 승리한 만큼 지방선거에 당이나 당선인이 관여할 경우 상당한 당내 반발을 불러올 것이란 관측이다. 결국 국민의힘과 당선인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선을 실시해 당내 반발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도 14일 지방선거 출마자의 경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만일 권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패할 경우 수성을 보궐선거에 투신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다 홍 의원의 대구시장 출마를 반기지 않는 이들도 상당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천타천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다. 이들은 홍 의원이 대구시장 자리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위한 지렛대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또 전 대통령후보와 당 대표를 지낸 원로급 인사의 처신으로선 격에 맞지 않다고 비판한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