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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결렬, 金 ‘막다른 길’ vs 柳 ‘또 다른 길’

김영태기자
등록일 2022-04-19 20:14 게재일 2022-04-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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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2배 지지율 고착 상황<br/>단일화 승부수 물 건너간 듯<br/>유, 패배해도 ‘수성을’에 도전<br/>기회 열려 있어 아직은 여유<br/>김, 다른 선택지 없어 ‘상대적’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이 홍준표·유영하·김재원 예비후보의 1강 2중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준표(대구 수성을) 의원이 39~46%로 다른 후보들을 두 배 가량 앞서고 있다. 유영하·김재원 예비후보는 20% 대 지지율로 뒤를 좇는 형국이다. 3주째 이런 견고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지율이 제자리 걸음에 2중 후보는 돌파구를 찾았다. 김재원-유영하 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리로 연결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으로 지근거리에 있었던 유영하 변호사 간의 후보 단일화는 필연적이 됐다. 이들은 지난 17일 첫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단일화 논의는 무산되고 말았다.

양 측은 상대 후보의 사퇴 요구와 단일화 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구시당의 시장후보 경선 일정으로 봐서 단일화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여론조사 등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 50%, 책임당원 투표 50%를 합산, 23일 발표한다. 책임당원 표심은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선 룰에 따른 홍 의원의 10% 감점을 적용한 지지율 35~40%를 감안할 때 유·김 후보가 당원 투표에서 15~20% 이상 앞서야 싸움이 가능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단일화를 한다고 해도 상대 후보 지지표가 100% 단일화 후보에게 간다고는 장담하지 못한다. 하지만 단일화를 않으면 지지표의 분산으로 홍 의원과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영하 변호사의 선택지는 무엇일까. 유 변호사는 그동안 여러 차례 대구 수성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었다. 거처도 수성을 지역인 수성구 파동에 마련했다. 수성을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둔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역 정가에서도 홍 의원이 최종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유 변호사는 자연스레 수성을 출마로 방향을 틀 수 있고 시장선거 동안 쌓은 인지도에 힘입어 충분히 국회의원 당선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경선에서 최종 후보가 되면 더할 나위 없지만 떨어져도 국회의원으로 향하는 길은 열려 있다.

반면 김재원 전 최고위원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 단일화를 통해 자신이 단일화 후보가 돼 홍 의원과 맞붙어 승리를 하는 길 뿐이다. 현재의 불리함을 극복, 최종 대구시장 후보가 되는 길 밖에는 없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떨어지는 순간 모든 것을 접어야 한다. 유 변호사 같이 수성을 국회의원 출마로 선회할 수도 없다. 그는 경북에서 재선의원을 했고 지난 21대 총선에선 당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서울 지역에서 출마, 낙선했다. 이어 지난번 대선과 함께 치러진 대구중·남구 보궐선거에도 얼굴을 내밀었으나 당 지도부의 무공천 방침에 따라 철회했다. 이 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이곳저곳 옮겨다닌다는 이미지가 있는데다 다시 수성을에 출마한다는 것은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김 최고위원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반면 유 변호사는 굳이 단일화에 매달리지 않아도 아쉬울 것이 없다. 유 변호사는 지금 꽃놀이패를 두고 있는 셈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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