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되짚는 까닭은 무엇일까. 그 역사는 누구의 역사일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는 생각은 어떤 역사를 말하는가. 역사를 재미있게 배워본 기억이 없다. 대표적인 암기과목이었던 ‘역사’는 외워야 할 연도들과 인물명들만 한 가득이었다. 역사서술은 왕들의 치적과 패착을 둘러싼 사건들로만 채워졌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일 뿐 보통사람의 일상은 언급조차 없었다. 역사를 접하고 익히면서 옛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만난 적이 없다. 역사에는 세상의 맥박과 사람들의 숨결이 실종되었다. 역동성과 사실성을 결여한 역사는 재미없는 과목이었다. 역사는 ‘우리’의 이야기를 몰각한 ‘그들’의 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