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북 후보, 5곳 중 3곳 ‘100% 국민경선’ 결정 <br/> 당협위원장 조정안 대신 ‘지역민 표심’ 요구 등 분위기 달라져<br/>‘당심 찍어누르기’ 의혹 없애 경선 결과 불복 원천 차단 효과도
2일 국민의힘 경북도당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원의 표심이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그동안 대구·경북지역에서 당원과 국민 50%씩 실시한 여론조사는 전체 기초단체장 선거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않았고 나머지는 100% 국민 경선으로 실시된데도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따라 과거 당협위원장이 이른바 버튼만 누르면 일사천리로 따르던 당심이 이제는 상당히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8년 전 권영진 후보가 처음으로 대구시장에 당선될 때부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모 후보는 거의 대구시장에 당선된 것처럼 생각할 정도로 당협위원장들의 지지세가 강해 당원들의 표 대부분을 싹쓸이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선거 당일 합동연설회장인 대구실내체육관을 찾았던 당원들은 당시 권영진 후보의 개혁성향의 연설을 들은 후 당협위원장의 당부와 부탁에도 불구하고 권 후보를 지지해 당내 후보로 공천되는 이변을 연출했다.
당시 당내 공천결과를 두고 대부분의 언론들은 지역 국회의원의 뜻에 반하는 결과를 도출했다고 평가하면서 새로운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였다.
또 최근 경북의 한 기초단체장의 경우 당 공천을 노크한 인사들 대부분이 당협위원장의 후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역민들의 표심으로 당선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그동안 달라진 당심의 시대흐름을 느끼게 했다.
지난 1일 발표된 경북지역 5곳의 기초단체장 공천자 중 3분의 2가 당심보다 지역민들의 표심에 의해 당락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
이어 2일 발표된 국민의힘 칠곡군수 후보 결정에는 당원들의 입김이 전혀 작용할 수 없도록 국민 100%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곳은 이철우 도지사의 처남인 김재욱 후보가 도전하면서 출사표를 던진 당시부터 당원들의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국민 경선을 실시키로 결정하면서 이같은 의심의 눈초리를 불식시켰다.
즉 만일에 있을 당심 찍어누르기를 할 수 있는 상황 자체를 없앴다는 평가다. 그 결과 김 공천자가 신인가점을 포함해 43.20%의 지지를 얻어 다른 후보들도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특별한 불만을 터뜨릴 수 없게 진행됐다.
이같은 분위기로 인해 대구·경북지역에서 당협위원장의 입김이 그나마 작용할 수 있는 것은 기최의원 공천뿐인 상황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 기초의원은 각 당협위원장이 책임공천하에 후보를 선출해 줄 것을 공천관리위원회가 요청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각종 선거시 당심보다는 지역민들의 표심이 반영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시하면 상명하달식 전달체계가 일사불란하게 이뤄졌지만, 최근들어 당원들도 이런 분위기를 싫어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을 정도”라며 “당내 조직 문화가 크게 바뀐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