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사<br/>자유 중심 시민·세계·공정<br/>국제사회 책임과 역할 강조
이날 취임사를 통틀어 ‘자유’를 35차례나 언급했다. ‘자유 시민’(8회)과 ‘자유민주주의’(3회)를 모두 합한 수치다.
윤 대통령은 먼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고 자신의 소명을 축약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 그리고 공정한 교육과 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돌파구로 ‘빠른 성장’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우리의 자유를 확대하며 우리의 존엄한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성장’, ‘과학’을 각 5차례, ‘기술’, ‘혁신’을 각 4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해서도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이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평화는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와의 연대에 의해 보장된다”며 북한 인권 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윤 당선인이 “모든 세계 시민이 자유 시민으로서 연대해 도와야 한다”며 ‘세계 시민’(7회)과의 ‘연대’(6회)를 강조한 점도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 말미에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의 위상을 지니게됐다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시민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지키고 확대하는 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15회)과 ‘세계’(13회)를 빈번하게 거론하고 ‘국제사회’(6회), ‘역할’(4회), ‘책임’(3회) 등을 강조한 것은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반면 통합이나 소통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당선에 대해 “국민을 편가르지 말고 통합의 정치를 하라는 국민의 간절한 호소”라며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것과 온도 차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정과 상식을 시대 정신으로 제시해온 윤 대통령이 ‘공정’만 3회 언급했을 뿐 ‘상식’은 아예 꺼내지 않은 점도 전과 달라진 점으로 꼽혔다.
전체 분량은 3천303자로 전임 대통령 취임사보다 비교적 짧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사는 8천969자,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사는 5천558자였다. 취임식이 약식으로 진행된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사는 3천181자였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