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원 맞서려면 <br/>나머지 그룹 최종 단일화 필요<br/>최대 계파 친문 표심 향배 관건
민주당의 8·28 전당대회 대진표가 짜여졌다. 이재명 의원을 비롯, 당대표 출마자만 7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3명을 추리는 예비경선 결과가 주목된다.
11일 현재 민주당에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총 5명으로, ‘97그룹’의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4명과 김민석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이재명 의원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 설훈 의원 역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계인 설훈 의원은 이날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출마하면 그 다음 이어서 바로 저도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의원을 제외한 6명이 단일화하지 않고서는 이 의원의 대항마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국민 여론조사 25%, 일반당원 5%’로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당심을 확보한 이 의원이 크게 앞서있다는 평가다.
따라서 이재명 의원에 맞설 나머지 주자들로서는 최종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은 본경선 후보 3명을 추리는 예비경선 이후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의 경우 중앙위원 투표 70%에 국민여론조사 30%를 더해 치러진다. 현재 ‘97그룹’ 주자들 중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인지도에서는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도 출마해 전국적 인지도를 갖췄다.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강한 개혁성향을 보여온 박주민 의원도 당내 지지도와 인지도가 높다.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이끌 인물로 당의 심장부인 호남(광주·전라)에서 상당한 지지세가 있지만 이재명 의원과 지지층이 일정 부분 겹친다는 게 부담이다.
전해철, 홍영표 의원이 당대표 도전을 중도포기한 상황에서 여전히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 표심이 어디로 향할 지도 주목된다. 박용진, 박주민 의원의 경우, 인지도는 높지만 친문 그룹과의 신뢰도는 약하다는 지적이다. 친문계로는 ‘97그룹’ 주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강병원 의원이 꼽히지만, 낮은 지지도가 약점이다. 그럼에도 당내 최대 계파인 친문계 표심에서는 강병원 의원이 가장 앞설 것이란 평가다. 특히 친문계 중심으로 구성된 중앙위원들의 투표 비중이 70%를 차지하는 만큼, 친문계 지지세가 강한 강병원 의원이 무난히 컷오프를 통과해 본경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한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강병원 의원을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김종민 의원도 이러한 전망에 동의했다.
강훈식 의원도 인지도보다는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당초 손학규계로 정치를 시작한 강훈식 의원은 계파색이 그리 강하지 않은 가운데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문 진영은 본선에서는 단일후보에 지지를 몰아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저지할 방침이다. 신동근 의원은 “친문 내에서도 누가 됐든 간에 단일화를 해야 되고, 단일화되면 그쪽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특정인을 당장에 지지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본다. (본선에)올라오면 그에 따라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