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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경로당 622곳 중 ‘자동심장충격기’ 고작 20곳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7-13 20:09 게재일 2022-07-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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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설치의무 시설 아니라…” 남구 8곳·북구 12곳 설치 뿐<br/>어르신들 심장·호흡기질환 등 위급상황 발생 땐 속수무책<br/>고가 장비에 사용법 교육·자체점검에도 한계… 대책 시급

포항지역 경로당에 심정지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자동심장충격기(AED)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초기 응급조치가 생명을 크게 좌우하고, 응급조치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가 자동심장충격기인 만큼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지역 경로당 622곳 중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된 경로당은 모두 20곳(남구 8곳, 북구 12곳)으로 보급률은 3.2%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경로당은 심장과 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 비율이 높은 고령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로 심정지 환자의 발생 가능성이 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자동심장충격기가 필수적으로 설치돼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비용이 1대당 200만원 이상으로 값이 비싸고, 설치시 기기 사용법 교육과 매월 1회 이상 점검 역시도 필수여서 경로당에서 자체적으로 설치하기에는 한계가 많아 설치율이 낮은 상황이다.


지역 내 경로당의 관리와 내·외부 시설 보급 주체는 포항남·북구보건소지만, 자동심장충격기의 설치가 법적으로 의무화돼 있지 않은 탓에 지자체의 지원도 소극적인 상황이다.


교육 및 점검도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한 뒤 경로당 이용자에 대한 교육은 장비를 처음 설치할 당시 1회뿐이며 매월 점검은 어플을 통한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는 것이 전부라 미흡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이 모이는 경로당이 의무 설치 대상에서 빠져 의료 사각지대에 놓였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임성옥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인구고령화의 속도가 빨라 2050년에는 41.9%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정부와 지자체에서 고령화에 대응하는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경로당이며, 지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노인의 28.1%가 경로당을 이용하는 등 노인들의 수요가 높아지는 만큼 노후시설 개보수, 안전 등에 필요한 다양한 장비가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경로당은 자동심장충격기 설치의무 시설이 아니다보니 설치비율이 낮은 현상이 보이는 것 같다”며 “추가 설치 계획은 없으나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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