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람보다 차?… 포항 도심 인도위 버젓이 불법주차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07-27 20:12 게재일 2022-07-28 4면
스크랩버튼
시, 6월 현재 총 4만2천361건 적발<br/>보행 방해·블록 파손 등 안전 위협<br/>인도보수공사비 등 예산낭비 지적<br/>교통인식 개선·해결 방안 찾아야
27일 오후 4시 포항 북구 중앙상가 인근 인도에서 시민들이 불법주정차된 차량을 피해다니고 있다. /김민지기자

포항 도심 일대의 인도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부서진 보도블럭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반복되는 인도 유지보수로 인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행자 중심인 포항중앙상가는 차량들의 주차와 배달 오토바이들이 통행하면서 인도훼손에 크게 한몫 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불법 주정차 단속 건수는 지난 2019년 7만1천14건, 2020년 3만8천876건, 2021년 6만3천834건, 2022년 6월으로 총 4만2천361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불법 주정차 차량은 지난 2019년 전체 단속건수의 절반인 3만5천507건보다 19%(6천854건) 증가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3시 포항시 북구 중앙상가 실개천거리 인근에서 불법주정차된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인도 한가운데 주차된 차량을 피해 다녀야만 했다. 또 교통 약자의 편의를 위해 낮게 설계된 인도 경계석으로 차량이 드나들면서 인도 시작 지점 보도블록이 부서져 오히려 보행자들에게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이같은 상황은 도로변을 따라 들어선 상가 이용객의 방문과 차량 수보다 현저히 부족한 주차공간으로 ‘나 하나쯤 잠깐 주차해도 괜찮겠지’라는 인식이 관행처럼 굳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앙상가를 자주 찾는다는 김수정(29·여·북구 죽도동)씨는 “올 때마다 인도 위 차를 피해 다니는 일이 생기고, 며칠 전에는 부서진 보도블록 조각에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었다”며 “인도 훼손은 차가 하는데 세금과 위험부담은 보행자들이 책임지는 게 맞는지 의문이다”고 반문했다.


시민들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해 파손된 인도의 보수를 위해 투입되는 비용이 예산 낭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인도 보도블럭 사업비는 총 33억9천만원이 투입됐으며 그 중 유지보수 공사비는 2억원이 사용됐다. 1㎡당 소요되는 보수 비용이 10만원임을 고려하면 약 2천㎡의 보도블럭이 망가져 새로 깔린 셈이다.


불법주정차로 인한 보도블럭 파손은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은 구포항역, 남빈사거리, 죽도어시장 등 주정차 차량이 많은 지역 곳곳에서 동일한 불편을 겪고 있다.


지자체는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단속카메라와 고정식 단속카메라,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통해 불법주정차 단속을 시행하고 있지만 예산·인력 부족이라는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불법주정차를 해도 된다는 인식이 만연하게 퍼진 것 같다”며 “시민들의 교통안전 인식 개선과 보행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